테슬라·엔비디아 거친 자율주행 기술 리더...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CEO 라운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6. 1. 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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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테슬라, 엔비디아 출신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 박민우 박사(49)를 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42dot) 대표로 전격 영입했다. 지난해 말 송창현 본부장이 퇴임하며 조직이 혼란을 겪었지만, 검증된 글로벌 전문가 영입을 통해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려는 모습이다. 빅테크 출신 젊은 인재를 전면에 앞세워,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 1977년생/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전기전자 석사, 컴퓨터공학 박사/ 테슬라/ 엔비디아 부사장/ 2026년 1월 현대차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 [일러스트 : 정윤정]
현대차 자율주행 수장 박민우 영입

테슬라·엔비디아서 자율주행 기술 주도

박민우 현대차그룹 신임 AVP본부장은 고려대에서 전기·전자·전파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전기전자 석사,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손꼽히는 자율주행 기술 선구자다. 2015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 개발 당시 설계와 개발을 주도한 초기 핵심 멤버였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은 카메라 딥러닝 기반의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개발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다(LiDAR) 등 외부 센서 의존도를 낮추고 카메라와 인공지능(AI)만으로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테슬라 기술 근간을 닦았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그의 공로를 인정해 최고 기술 인재상인 ‘테슬라 톱 탤런트 어워드(Tesla Top Talent Award)’를 수여했다. 그가 2017년 엔비디아로 이직할 당시 일론 머스크 CEO가 아쉬움을 표하며 퇴사를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엔비디아 시니어 매니저로 합류해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주도하며 자율주행 생태계를 확장했다. 자율주행 인지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에서 개발 체계 전반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양산·상용화를 주도했다. 인지·센서 융합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을 이끌며,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의 차량 적용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다.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6년 만인 2023년 엔비디아 부사장에 올랐다. 엔비디아 내부에서도 젠슨 황 CEO와 직접 소통하며 전략을 논의하는 핵심 임원그룹에 포함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박 사장은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에서 컴퓨터 비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의 연구개발(R&D), 양산, 상용화 등 전 과정을 경험한 기술 리더”라고 소개했다. 1977년생인 박 사장은 만 49세로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사장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입으로 현대차그룹의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박민우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SDV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을 갖췄다”며 “현대차그룹이 다음 세대의 지능형 모빌리티를 이끌어가고 세계 혁신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박 사장은 AVP본부와 포티투닷을 ‘원팀’으로 묶어 실행과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AVP는 실행, 포티투닷은 연구라는 식의 칸막이는 없다”며 기술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조직을 융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민우 사장 주도로 SDV 속도 낼까

AVP본부-포티투닷 ‘원팀’ 묶는다

현대차그룹이 박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당장 조직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송창현 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책임지며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전략이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당시 4200억원을 들여 포티투닷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는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주도로 기존 라이다 방식 자율주행 시스템을 카메라 기반으로 전환 중이었다. 송 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공들여 영입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현대차그룹 내 핵심 인물이었다.

그러던 중 테슬라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현대차 안방인 한국 시장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를 시작하자 그룹 수뇌부가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가 테슬라에 밀려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간 자율주행 기술력 격차가 상당 부분 벌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규정한 자율주행 레벨은 0단계(비자동화)부터 5단계(완전 자동화)까지다. 레벨3부터는 시스템이 돌발 상황 인식과 대응까지 맡아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된다. 테슬라 FSD는 핸즈프리 기능을 탑재했지만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레벨2로 인증받았다. 자율주행 기술 성숙 여부가 논란인 데다, 레벨3부터는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법적 책임을 일부 부담해야 해서다.

당초 현대차그룹이 상용화를 목표로 했던 자율주행시스템 HDP(Highway Driving Pilot)는 레벨3 수준이었지만, 규제 등 여파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2023년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레벨3 기능 탑재를 예고했는데, 야간 자율주행 속도 개선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포티투닷이 지난해 3월 현대차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Pleos)’에서 공개했던 ‘아트리아 AI’는 자율주행 레벨 2단계로 평가된다. 테슬라와 동급 레벨이긴 하지만 기술 격차가 크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대차가 고속도로 등 제한된 주행 환경에서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테슬라는 도심과 교차로 등 대규모 실증 데이터를 활용해 시스템을 빠르게 학습,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송창현 사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송 사장은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차가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없이 충돌했다”고 전했다.

박민우 신임 사장이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개발 총대를 메더라도 당분간 조정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로선 포티투닷 아트리아 AI가 탑재된 SDV 페이스카를 연내 공개하고 2027년 양산차에 적용하는 로드맵을 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만큼 현대차로선 다급한 상황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안전 기준을 충족한 차량은 연간 한도 5만대 이내에서 수입 가능하다. 여기에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무역 협상을 통해 5만대 한도를 폐지하기로 해 FSD 적용은 확대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최근 세단 전기차 ‘모델3’ 퍼포먼스 AWD 모델 가격을 693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940만원 인하해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중국이나 미국 현지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은 한번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힘든 자율주행 서비스의 ‘록인 효과’를 노려 판매량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라며 “테슬라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그룹 차원의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해보인다”고 귀띔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5호 (2026.01.28~0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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