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 마디에 ‘가성비 생리대’ 경쟁 본격화…“안전·품질 기본”
쿠팡 PB 생리대 ‘루나미’ 개당 99원으로 가격 낮춰 동결…“손실은 회사가 부담”
유한킴벌리·깨끗한나라, 상반기 내 중저가 제품 라인업 확대…안전성 갖출 것

정부가 ‘기본 품질의 저렴한 생리대’ 보급을 주문하자 생활용품 업계가 일제히 가격 인하와 중저가 라인업 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팡이 개당 99원 PB 생리대를 내놓으며 먼저 대응했으며, 주요 제조사들 역시 가성비 제품 확대를 예고했다. 이들 기업은 안전성을 기본으로 한 가성비 제품은 늘리되, 품질 저하나 출혈 경쟁 우려는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프리미엄·기능성 위주의 국내 생리대 시장이 중저가 품목 확대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달 내부 회의를 열고 국내 생리대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국내 제품이 고급화 전략에 치우치며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기본 품질을 갖춘 저가 제품을 확충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아주 기본적인 품질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과 정부 위탁생산 방식도 연구해 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조에 맞춰 생활용품 업계도 중저가 라인업 확대와 가격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PB 자회사 CPLB를 통해 판매 중인 생리대 가격을 국내 최저 수준인 개당 99원까지 최대 29% 낮추고, 이를 2월1일부터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쿠팡의 PB 생리대 브랜드 ‘루나미’의 제품은 중형은 개당 99원, 대형은 105원으로 조정된다. 기존 상품은 중형 18개입 4팩 9390원(개당 130원), 대형 16개입 4팩 9440원(개당 148원)이었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이번 조치가 정부의 민생 안정 기조에 보조를 맞추며,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 측은 제조사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쿠팡 관계자는 “PB 제조사와의 계약상 제조사가 추가로 부담하는 부분은 없고, 가격 인하로 발생하는 손실은 쿠팡이 전액 부담한다”며 “가성비 높은 상품을 확대해 고객의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기존 제품 중 중저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중저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순수’와 ‘좋은느낌 코텍스 오버나이트’ 등 중저가 생리대 3종을 공급 중이다. 이중 ‘좋은느낌 순수’는 자사 프리미엄 대표 제품 대비 공급가가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유한킴벌리는 오는 2분기 내 중저가 가격대로 출시할 좋은느낌 브랜드의 ‘수퍼롱 오버나이트’ 타입 신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야간용·대형 제품까지 가성비 라인업을 확장해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유한킴벌리는 총 4종의 중저가 제품을 보유하게 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생리대는 무엇보다 안전이 기본인 제품인 만큼 품질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판매 접근성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깨끗한나라 역시 중저가 생리대 제품군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상반기 내 기본기능과 품질 기준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제품 설계와 구성 방향을 구체화해 나가는 동시에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유통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실제로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광고 모니터링’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가격은 해외 제품보다 약 39%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가격의 상승세 또한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생리대 물가지수는 118.48로, 2020년 대비 18.48% 상승했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구매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가성비 경쟁’은 소비자로부터 환영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제조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장기적으로 품질 개선이나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중저가 라인이 늘어나면 각사의 기존 보급형·중가 제품 수요를 스스로 빼앗는 ‘자기잠식’이 나타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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