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갖는 삶에 대하여 [신간]

저자는 말한다. 불안은 적게 가져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 기준 없이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고. 가진 것이 늘어나는데도 삶은 나아지지 않는 이유, 그것은 외적인 부족이 아니라 내적인 혼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책은 미니멀리즘이나 절약을 강조하지 않는다. 소비를 비난하지도 않고, 버리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정말 나를 편안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지를 근본부터 되묻는다.
소유는 물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돈, 명예, 학력, 직업, 인간관계까지도 소유의 대상이 되는 시대를 지적한다. 더 많은 소유가 불안을 잠재우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불안을 만들어낸다는 역설이 반복된다는 것.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려는 집착이 마음의 자유를 빼앗고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네 개의 장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이동시킨다. 먼저, 우리가 왜 돈을 과대평가하게 되었는지 돌아본다. 그리고 더 갖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하며, 공간을 정리하기 전에 마음부터 정리하도록 이끈다. 마지막으로 정말 원하는 것만 가지고 사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덜 갖는 삶’이란 포기가 아닌, 나에게 불필요한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을 자유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불교 수행자였지만, 책은 교리나 도덕적 훈계가 아닌 현실적 언어로 구성돼 있다. 마음이 소유에 휘둘리는 구조를 명확하게 설명하면서도, 독자의 일상에 구체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이다. 일상에서 누구나 마주치는 소비와 비교, 욕망의 순간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한다.
책은 실천 목록이나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돈과 물건, 비교와 욕망 앞에서 즉각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거리감’을 만들어준다.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보다, 무엇에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공간을 제시한다.
[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6호 (2026.02.04~0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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