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육아휴직에 노트북 선물까지…LG전자가 ‘가족’에 진심인 이유 [가족친화기업, 현장을 묻다⑤]

이혜민 2026. 1. 30. 0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출생과 인력난이 일상이 된 지금, 일과 삶의 균형은 기업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다시 묻게 한다. 가족친화 제도는 확산되고 있지만, 숫자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변화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쿠키뉴스 산업부는 2026년 신년을 맞아 가족친화인증 기업을 직접 만나, 각 산업에서 가족친화 정책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기획 시리즈 [가족친화기업, 현장을 묻다]에 담았다. <편집자주>
서울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위치한 사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LG 제공

“출산과 육아는 회사 업무와 동등한 가치입니다.”

LG전자가 정의하는 가족친화경영의 핵심이다. 단순히 법적 의무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임직원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도록 ‘시간’과 ‘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인력 대체에 대한 고민보다, 우수한 인재가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인재 유지’가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이라며 “구성원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제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기준 2배 ‘육아휴직 2년’…남성도 눈치 안 보고 쓴다

LG전자의 가장 파격적인 제도는 ‘2년 육아휴직’이다. 법정 기간(1년)의 두 배다. 지난 2022년부터 선제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자녀와 충분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싶은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성별과 무관하게 제도를 누리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 실제로 2022년 말 기준 LG전자의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83명으로 전년 대비 약 28% 증가했다.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냐’는 보수적 인식을 경영진의 지속적인 메시지와 제도적 보장으로 허물어낸 결과다.

활용 방식의 유연성도 강점이다. 2년 중 1년만 휴직하고 남은 1년은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어, 경력 단절과 업무 공백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초·중·고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구성원들에게 LG 그램 노트북, LG 스탠바이미 2, 입학 선물 등을 전달하고 있는 LG전자. LG전자 제공

난임 치료부터 입학 선물까지… 생애주기별 ‘핀셋 복지’ 

LG전자의 가족친화 복지는 임직원의 생애주기를 따라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 단순히 휴직 기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임신과 출산, 자녀 성장 전 과정을 아우른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인 난임 지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법정 기준(연간 3일 중 유급 1일)을 훨씬 웃도는 총 6일의 ‘유급’ 난임치료휴가를 제공한다. 시험관 시술 등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 최대 3개월까지 난임 치료 휴직도 가능하다.

자녀가 성장한 뒤에도 회사의 지원은 계속된다. 매년 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직원 자녀에게 ‘LG 그램’ 노트북이나 학용품 세트를 선물하는 제도는 사내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복지로 꼽힌다. “회사가 내 아이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응원한다”는 소속감을 심어준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사내 어린이집 운영과 임산부 등록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모성보호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R&D부터 생산직까지…직군별 맞춤형 ‘유연근무’ 설계

연구소, 생산 라인, 영업 현장 등 근무 형태가 다양한 LG전자는 제도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고려했다. 핵심은 ‘선택적 근무시간제’와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제도’의 결합이다.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제도는 휴직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하루 최대 5시간 범위 내에서 1시간 단위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육아휴직 2년 중 1년만 사용하고 복직할 경우, 남은 기간을 이 제도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어 업무 연속성과 돌봄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생산직이나 영업직 등 현장 인력들도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통해 자녀의 등·하원 시간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회사 담당자는 “직무별 근무 환경이 다른 만큼 제도는 유연하게 설계하되, 모든 구성원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는 거들 뿐, 핵심은 조직문화”

LG전자는 이번 가족친화인증 획득을 계기로 ‘REINVENT LG전자’(조직문화 혁신) 활동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제도가 있어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문화라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LG전자는 퇴근 이후 PC 사용을 제한하거나 보고 형식을 간소화하는 등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가족친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이 되고 있다.

LG전자 담당자는 “가족친화경영은 단순히 복지 항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라며 “앞으로도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며 구성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족친화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가족친화 인증이란

가족친화인증제도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제도로, 자녀 출산·양육 지원, 유연근무제 운영 등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인증을 부여한다. 선도기업은 가족친화인증을 장기간 유지한 우수기업(공공기관 제외)을 가족친화인증위원회에서 선정한다.

LG전자는 2025년 가족친화인증을 처음 취득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