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학대 사망 사건 '중형'] “사필귀정 판결…교회 비리·폭력, 빙산의 일각”
“다른 교인들도 용기 냈으면”
여러 문제 종교단체 '경종' 평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제2호 법정. 이날 이곳에서 인천 기쁜소식선교회 여고생 학대 사망 사건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방청석에는 교회 신도와 목사들이 자리를 채웠다. 여고생 A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그라시아스합창단 박모(54·여) 단장의 아버지이자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인 박옥수 목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선고하자 교회 측 신도들의 표정이 침울하게 가라앉았다. 박 단장과 신도 김모(56·여)씨, 단원 조모(43·여)씨 등 3명에게 징역 20년 이상 중형이 최종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1심 재판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뒤집은 2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신도들은 '사필귀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넘게 기쁜소식교회 신도로 활동했던 전 신도 B씨는 "숨진 A양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적이 있다. 그곳에서 서서히 무너져가다 간신히 탈출했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와 폭력은 빙산의 일각이고, 박 단장이 한 행동에 비하면 이번 형량도 가볍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당 교회나 합창단에서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당하고 있는 교인들이 더 있을 수 있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 밖으로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구원파피해자모임 관계자는 "전 신도들 사이에서는 판결이 상식적 수준에 부합했다는 반응이 많다"며 "종교단체에서 벌어진 학대에 중형이 확정된 것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곳에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데도 일부 교회 목사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결을 만들었다'며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며 "신도들이 이런 말에 현혹되지 않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단장 등은 2024년 2월부터 5월까지 남동구 기쁜소식인천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A양을 감금하고 양발을 결박하는 등 26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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