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불법유통·암표 매매 처벌 강화…벌금 1억원·과징금 50배

박병희 2026. 1. 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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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공연·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불법복제물 긴급차단제·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매크로 무관한 암표거래 처벌·신고포상제 도입

K-콘텐츠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한 벌금 상한이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조정되고, 공연·스포츠 입장권 부정 매매에 대해서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을 위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공연·스포츠 암표 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K-콘텐츠 불법유통과 암표 매매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강력한 근절 의지를 밝혀왔던 문화산업 고질적 병폐였다. 최 장관은 지난달 2026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K-콘텐츠 불법유통과 암표 매매를 '문화산업의 2대 난치병'으로 규정하며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은 접속차단 제도 개선,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형사처벌 강화, 불법복제물 링크 제공 사이트의 영리적 운영 및 링크 게시 행위의 침해 간주 등을 뼈대로 한다.

개정안에 따라 불법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돼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해서는 문체부 장관이 적발 즉시 망사업자에게 접속차단을 명령할 수 있는 '긴급차단제'가 새롭게 마련된다. 기존에는 해외 서버 기반 불법사이트 접속차단 조치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만 가능했다. 개정안에 따라 문체부와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 중 어느 기관이든 먼저 적발하는 즉시 접속차단을 명령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기존에는 저작재산권 침해 시 실제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이 이뤄졌으나, 개정안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돼 고의적·상습적 침해 행위에 대한 억지력이 대폭 강화됐다. 고의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은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최대 5배 범위 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배상액은 고의성, 피해 규모, 침해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침해 기간 및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형사처벌 수위도 강화된다.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한 처벌 기준은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불법복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영리적으로 운영하거나, 영리 목적의 링크 게시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 근거를 명확히 했다. 이 밖에도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 수립 의무와 관계 공무원이 불법복제물 수거·폐기·삭제를 위해 현장 출입 및 서류 열람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담겼다.

개정 저작권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다만 시급성이 높은 불법복제물 접속차단 및 긴급차단 관련 규정은 공포 후 3개월 뒤부터 조기 시행된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은 법 시행 이후 발생한 침해 행위부터 적용된다.

문체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연간 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K-콘텐츠 업계의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정 구매·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사업자의 조치 의무를 명문화했다. 또한 신고기관 지정 및 운영 지원, 신고포상금 지급, 판매금액의 50배 이하 과징금 부과, 부당이익 몰수·추징 등 고강도 제재 방안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판매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 매크로 사용 여부를 기술적으로 입증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여러 형태의 부정판매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매크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공정한 구매 과정을 우회하거나 방해하는 재판매 목적의 부정 구매와,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구입가를 초과해 이뤄지는 부정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아울러 암표 거래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유통 구조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민·관이 함께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도 부정 구매 및 부정 판매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가 새롭게 부과된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신고기관도 지정된다. 그간 한국콘텐츠진흥원(공연)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스포츠)가 암표 신고센터를 운영해왔으나,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실효적인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입장권 판매자 등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 없이는 암표 거래 관련 증거 확보가 어려워 단속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부정행위 신고의 접수·처리를 담당하는 신고기관 지정과 문체부의 운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신고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권을 명시했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하며,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제출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국민 참여형 감시체계가 구축된다. 부정 구매·부정 판매 행위를 신고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한 경우 신고포상금을 지급된다. 문체부는 신고포상제를 통해 암표 거래 등 불법행위에 대한 내부자·이용자 제보를 활성화하고, 행정기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음성적 거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불법 입장권 거래로 취득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재 수단도 강화된다. 부정 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정 구매·부정 판매로 얻은 수익은 몰수하거나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는 올해 하반기 개정 법률 시행에 앞서 민·관 합동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의 자정 노력을 유도하고, 암표 근절을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개정은 지난 6개월간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K-컬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해 온 콘텐츠 불법유통과 암표 문제를 해소하고, 건강한 문화·체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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