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km 달려 31개 시군을 잇다… 김동연, '도정이 현장으로 간' 5개월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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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후 도민들과 소통을 위한 민생경제 현장투어 버스를 소개하고 있다. |
| ⓒ 경기도 |
숫자만 놓고 보면 강행군이다. 하지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여름부터 올겨울까지 이어간 민생경제 현장투어 '달달버스' 단순한 방문 일정이 아니었다.
2025년 8월 20일 평택에서 출발해 2026년 1월 28일 구리에서 마무리된 이 여정은, '도지사가 현장으로 내려간 시간'이 아니라 '도정이 현장으로 이동한 시간'이었다.
김동연 지사는 폭염과 한파를 가로질러 경기도 31개 시군을 빠짐없이 찾았고, 전통시장 상인부터 청년 창업가, 중학생, 장애인 가족, 기업인, 어르신까지 6,400여 명의 도민을 직접 만나 보고 듣고 지시하고 바꾸는 방식의 도정을 5개월 동안 이어갔다.
김 지사가 투어 내내 내세운 원칙은 분명했다.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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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수출기업 관계자 현장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협상 관련 애로사항 청취 및 후속조치 논의를 하고 있다. |
| ⓒ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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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오후 양주시 청년센터에서 청년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 ⓒ 경기도 |
"달려가는 곳마다 달라집니다"를 표방한 '달달버스'의 핵심은 방문 자체가 아니라 변화였다.
31개 시군을 도는 동안 접수된 건의는 약 300건. 이 가운데 약 70%가 이미 완료됐거나 현재 추진 중이다. 민원을 듣고 돌아가 검토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방향을 잡고 행정이 바로 움직이는 구조였다.
평택에서 만난 수출중소기업 대표들이 "환율은 오르는데 물류비와 인증 비용이 같이 오른다", "지원 제도는 있는데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하자 김동연 지사는 즉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헤매는 순간, 행정은 이미 실패한 겁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바로 "이 기업은 수출금융, 이 기업은 통관·인증, 오늘 안에 담당부서 연결하세요"라고 지시했다. 이 간담회는 '설명회'가 아니라 김 지사의 말대로 "접수창구"가 됐다.
8일 뒤, 경기도는 관세 피해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대책을 내놨다. 지원 대상은 협력사까지 확대됐고, 수출액 제한 요건도 없앴다. 기업들은 "행사 끝나고 실제로 담당 부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양주에서는 청년 창업가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정책 언어로 바뀌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임대료 때문에 버티질 못합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청년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시작'은 돕고 '버티는 시간'은 안 돕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후 담보나 매출 실적이 없어도 기술력과 잠재력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청년 창업 더 힘내GO 특례보증'이 신설됐다.
남양주에서는 공공의료원 착공 지연 우려에 대해 "의료는 경제성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 문제"라며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와 절차 단축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교통 문제를 호소한 직장인에게는 "교통은 계획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입니다"라고 답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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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5년 9월 12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기 북수원 TV 마스터플랜 현장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
| ⓒ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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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8월 26일 양주에서 별산대놀이 춤동작을 배우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
| ⓒ 경기도 |
수원에서는 10년 넘게 표류해온 북수원테마파크 민원이 테이블 위로 다시 올라왔다. 주민이 "계획만 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하자 김동연 지사는 단호했다.
"다음이 아니라 지금 정리해야 할 사안입니다."
그리고 즉시 관련 부서 합동 검토를 지시했다. 주민들은 "10년 민원을 10분 만에 테이블 위에 올렸다"고 말했다.
양평 양근대교 확장 문제 앞에서도 김동연 지사는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차질 없이 준비해 내년 2월에 착공하겠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들어가는 예산도 이미 정부, 양평군하고 합의를 봤다."
그 약속대로 양근대교는 착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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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8월 20일 평택 내1리 마을회관(무더위쉼터)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 |
| ⓒ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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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5년 10월 14일 달달버스를 타고 방문한 한탄강에서 청년어부와 참게를 옮기고 있다. |
| ⓒ 경기도 |
'달달버스'는 회의실이 아니라 '삶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김동연 지사는 양주에서 양주별산대놀이 이수자에게 깨끼춤을 배우며 땀을 흘렸고, 한탄강에서는 청년 어부와 함께 참게를 옮겼다. 동두천에서는 노점 할머니를 도운 중학생 옥현일 군을 만나 "옥현일 군이 도운 할머니가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장애 학생과 부모가 "달달버스를 타보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버스에 태웠고, 무료급식소에서는 직접 식판을 나르며 배식 봉사를 했다. 시흥에서는 동태전을 부치며 봉사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두천에서는 학생 20여 명이 한꺼번에 올라타 '만원 버스'가 됐다. 김 지사가 "이 버스는 도민 누구나 올라탈 수 있는 버스"라고 하자 학생들은 "남녀공학으로 바꿔달라"고 외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책과 웃음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
'명사'가 아닌 '동사'의 정치
'달달버스'는 김동연 지사의 정치 화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민생·현장·도민을 말로 반복하지 않았다. 대신 직접 타고, 듣고, 지시하고, 바꾸는 '동사'의 정치를 선택했다.
회의실 보고는 현장 청취로, 선언은 즉시 조치로, 약속은 후속 점검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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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5년 11월 7일 달달버스를 타고 성남만남지역자활센터에 방문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 ⓒ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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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5년 8월 26일 '달달버스'를 타고 양주 공공의료원 예정부지를 방문하고 있다. |
| ⓒ 경기도 |
31개 시군을 모두 돈 마지막 날, 김동연 지사는 이렇게 말했다.
"31개 시군을 달리면서 받았던 여러 가지 현안 문제들을 현장에서 해결했고, 남은 부분들도 이른 시일 안에 최선을 다해 해결하도록 하겠다."
이어 "2월에는 다른 형태로 달달버스 시즌2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총 3,200km, 6,400여 명의 도민.
'달달버스'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경기도 행정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실험'이었다. 그리고 김동연 지사는 그 실험을 끝내지 않겠다고 말한다.
도정은 다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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