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S 성장 원년' 노리는 LG엔솔…"글로벌 ESS 연 생산능력 60GWh 확보"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매출 목표로 전년보다 10% 중반~20% 수준 성장을 내걸었다.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높아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성장세를 토대로 매출 확대와 이익 안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수요가 높아진 전기차·휴머노이드 로봇용 원통형 배터리를 비롯해 각형 리튬인산철(LFP)·망간리치(LMR), 전고체 배터리, 저가 ESS용 소디움 배터리 등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한다.
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매출 6조1415억원, 영업손실 1220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고 전분기와 비교해 7.7%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5.9% 증가했으나 전분기보다 120.3% 급감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작년 하반기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여파로 파우치 배터리 출하가 감소했다. 다만 북미 ESS 판매 물량 증가와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로의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했다. 다만 주요 전기차 배터리 판매 둔화와 ESS 라인 추가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정책적 변화 등으로 부침을 겪었으나 올해도 여전히 10% 성장이 예상된다"며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글로벌 ESS는 올해 설치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으로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북미 지역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일몰로 역성장이 불가피해보이나, 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가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청정에너지 투자세액 공제 유지 등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ESS가 전체 북미 배터리 시장의 절반까지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CFO는 "올해 전기차 성장 둔화와 ESS 수요 부상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는 시기인 만큼 이같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회를 반드시 성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연내 미시간 홀랜드·랜싱 가동…美서 ESS 생산능력 연 50GWh로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 대응을 위해 글로벌 기준 ESS 연 생산능력을 60GWh로 확대한다. 아울러 미국에서만 50GWh를 확보해 늘어나는 전력망(Grid) ESS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을 비롯해 올해 가동 예정인 스텔란티스, 혼다와의 합작법인(JV) 내 라인전환으로 추가 ESS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얼티엄셀즈로부터 인수한 미시간주 랜싱 공장 내 남측 부지를 ESS용 각형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증설, 테슬라 등 주요 전력망 ESS 생산업체로의 대응을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과 중국 난징 공장을 활용해 추가 ESS 수요 확보에도 나선다.
AI 데이터센터 등장으로 장기간 안정적 운영을 전제로 하는 전력망 ESS 성장성이 95%를 차지할 가운데 비상 전원 역할인 무정전전원장치(UPS), 서버 랙 내 전원을 담당하는 배터리 백업 유닛(BBU) 고도화도 진행한다. UPS는 고출력 삼원계 기반 파우치 배터리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고출력이 요구되는 BBU는 원통형 탭리스(Tapless) 구조의 2170 배터리로 대응할 방침이다.
ESS 생산 운영 관리를 위한 북미 안정화 조직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개발, 생산, 안정화, 공급 등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양산성과 수율, 공급망관리까지 안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 LFP 양극재 등은 기존에 수급해오던 상주리원의 인도네시아 법인을 바탕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내 또다른 업체와 현지 MOU를 체결해 소싱을 다변화한다.

◆ 북미 줄고, 유럽 늘고…전기차 시장 고전압 미드니켈·원통형 대응
수요가 둔화된 전기차 시장은 감소 폭이 큰 북미와 비교해 수요가 견조한 유럽으로의 공급 확대를 노린다. 유럽 내 탄소 배출 규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재개한 만큼, 이를 통해 확대될 전기차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이현희 경영전략 담당은 "북미는 올해 성장 둔화세가 불가피하지만 내년부터 경쟁력있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상용화에 따라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시장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유지되고 있고, 주요국 구매 보조금을 재개하면서 북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요 증가세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올해 1분기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점차 세분화되는 전기차 시장 내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북미에서는 올해 가동될 현대차 JV, 혼다 JV 등으로 점진적인 생산을 꾀한다.
테슬라 저가형 트림 공개로 수요가 견조한 원통형 부문 대응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모델Y, 모델3 등 저가형 트림에 맞춰 2170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편, 미국 애리조나주에 구축 중인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당초 올해 말 양산 가동할 계획이다. 애리조나 공장의 고객사는 벤츠, 리비안, 테슬라 등이다.
◆ 로봇·UAM 등 응용처 다변화 조짐…포트폴리오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ESS 외 전동화가 이뤄지는 분야를 대상으로도 발판을 넓힌다. 최근 성장세가 가속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해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우주항공 등의 응용처에 대응할 계획이다.
로봇 시장은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근접해지며 안정성과 고에너지밀도, 고출력을 요구하는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한국, 중국 주요 로봇 고객사 등 6곳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2170 기반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현희 담당은 "아직 시장은 로봇 대 당 용량이 낮아 (매출이) 의미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지는 않으나, 개화기에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 공급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응용처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LFP와 삼원계 중간급으로 평가받는 각형 LMR 배터리를 2027년 ESS용, 2028년 전기차용으로 상용화한다. 또 흑연계 전고체 배터리를 전기차용으로 2029년, 휴머노이드 로봇용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단계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확보한 소디움 배터리 개발에도 나선다. 소디움 배터리는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약 30% 가량 낮지만, 저온 성능과 출력 특성이 우수하고 이론적 원가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저온, 고출력을 요구하는 ESS 일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이 담당은 "소디움 배터리의 가능성을 보고 최근 개발 인력을 보강했으며, 샘플 생산으로 고객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리튬 배터리와 유사한 설계와 공정 아래 기존 라인 생산이 가능하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글로벌 개발, 생산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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