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름답길래... '바둑돌'로 이름난 도시

이상기 2026. 1. 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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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의 고장 윈난성에 가다 ④] 쿤밍호와 관도고진

지난 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중국 윈난성의 자연 유산과 문화유산을 탐사했다. 강의 협곡과 길을 따라 차마고도가 형성되어 있고, 옛길 주변으로 그들이 만들어낸 역사와 문화유산이 잘 남아 있다. 이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 차마고도 지역 소수민족이 남긴 문화와 예술, 티베트 불교의 특징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인천에서 윈난성 성도 쿤밍으로 들어가 따리, 리장, 샹그릴라를 답사하고 쿤밍으로 나왔다. <기자말>

[이상기 기자]

 덴츠로 불리는 쿤밍호
ⓒ 이상기
어머니 같은 호수, 덴츠

쿤밍호의 원래 이름은 덴츠(滇池)다. 덴츠는 쿤밍 사람들에게 어머니 같은 호수다. 그것은 호수가 크고 넓을 뿐 아니라, 쿤밍과 그 주변에 생활 용수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호수 서북 쪽은 서산구(西山區)와 연결되고, 동북 쪽은 관도구(官渡區)와 연결된다. 쿤밍시는 호수의 동북 쪽에 있다. 쿤밍호 수심은 평균 5m 정도고, 가장 깊은 곳이 11m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수는 남북으로 길이가 40km, 동서로 폭이 10km 정도 된다. 그러므로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호수다. 호수의 둘레는 150km쯤 된다.

쿤밍호의 수원은 동북 쪽으로 흘러드는 반룡강(盤龍江)이고, 서쪽 해구하(海口河)를 통해 당랑천(螳螂川)으로 흘러간다. 이 하천은 부민현(富民縣)을 지나며 보도하(普渡河)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보도하는 북쪽으로 흘러 공왕산(拱王山) 서쪽 소평자촌(小坪子村)에서 진사강에 합류 된다. 쿤밍호는 1950년대까지 부레옥잠 등 수생 식물이 군락을 이뤄 꽃의 호수(花湖)라 불렸고, 잉어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했다. 수질도 좋아 1960년대까지만 해도 2급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쿤밍 지역의 산업화로 1990년대에는 5급수 이하로 떨어졌다. 생활하수, 농업용수, 산업폐수 등이 이곳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쿤밍호에서 갈매기와 노는 사람들
ⓒ 이상기
21세기 들어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었고, 2018년부터는 4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수생식물은 거의 없고, 토종어류도 4종 정도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수질 향상을 위해 부레옥잠 같은 수생식물을 키우고 생태섬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쿤밍호에는 유람선이 운행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서쪽에 있는 서산 용문(龍門)에 올라 쿤밍호를 조망할 수도 있다. 우리는 해경공원(海埂公園) 서쪽 호숫가 관경로(觀景路) 제방에서 붉은부리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며 잠시 쉬어 간다.

이 갈매기들은 시베리아 해안에 사는 철새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그러나 호수에 먹이가 풍부하지 않아 사람들이 빵과 과자를 주면 그것을 먹기 위해 날아든다. 그러므로 갈매기에게 먹이 주기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여겨질 정도다. 겨울철 쿤밍호 갈매기 구경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즐기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해경 공원에서 서쪽으로는 해빈로(海濱路)가 나 있어 서쪽의 서산과 연결된다. 서산 쪽에도 태화사(太華寺) 대관루(大觀樓) 용문 같은 관광 명소가 있다.

관도고진
 관도고진 패방
ⓒ 이상기
쿤밍호를 보고 나서는 관도고진으로 간다. 관도고진은 관아가 있던 쿤밍 중심가로 들어가는 옛 군사적 요충 또는 나루라는 뜻이다. 쿤밍호 북쪽에 있으며, 송나라 이전에는 어선과 관선(官船)이 이곳에 정박했다고 한다. 원나라 때 현이 되었고, 명나라 이후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한 상업 도시로 발전했다.

때문에 송나라 때부터 청나라에 이르는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5산(山), 6사(寺), 7각(閣), 8묘(廟)가 있다. 절로는 묘담사(妙湛寺), 법정사(法定寺), 관음사가 유명하다. 누각으로는 괴성각(魁星閣)과 능운각(凌雲閣)이 있다. 사당으로는 토지신을 모시는 토주묘(土主廟), 악왕묘(岳王廟)가 유명하다.

관도고진에는 사대문이 있다. 남문과 서문에 관도 패방이 있고, 남문과 서문 사이 직사각형 구역에 옛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이 지역은 현재 관광지로 변해, 전통 건축이 숙박 시설, 음식점과 찻집, 극장과 공예관, 박물관, 기념품점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문 쪽에 대형 주차장이 있어, 관도고진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일반적으로 서문에서 출발해 금강가(金剛街)를 따라 들어간다. 금강가는 관도고진의 상징인 금강탑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운자기원
ⓒ 이상기
금강가 주변에서 만나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운자기원(雲子棋院), 법정사, 토주묘다. 운자기원은 말 그대로 윈난의 바둑돌(雲南圍棋子)을 사용하는 기원으로 박물관을 겸하고 있다. 윈난에서 생산되는 바둑돌은 그 역사가 당나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윈난에는 좋은 돌이 많이 생산되는데, 대표적으로 따리의 대리석과 쿤밍의 자영석(紫英石)과 마노석이 있다. 운자의 바둑돌은 이 돌로 만들기 때문에 매끄럽고 윤기가 흐른다. 검은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뤄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윈난의 바둑돌은 명·청시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국보 바둑돌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법정사는 송나라 때 창건 되었고 청나라 때 다시 지어진 절이다. 건물 외부 목조 투각 장식이 정교하고 화려하다. 봉황과 기린 장식이 유명하다. 능운각은 올라갈 수 있는 누각으로는 가장 높아, 관도고진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석양이 질 때 모습이 아름다워 능운각부(凌雲閣賦)가 남아 있기도 하다.

"이 누각에 오르니 석양이 건물 안을 가득 채우고, 그 햇살이 얇은 벽 사이로 스며드네."

법정사와 토주묘를 지나면 물길(福壽池)과 나무로 이루어진 공원을 지나 금강탑에 이르게 된다.
금강탑과 묘담사에서 만난 불교 문화
 묘담사 금강탑
ⓒ 이상기
관도고진의 중심을 이루는 문화유산이 금강탑과 묘담사다. 금강탑은 명나라 때인 1457년 세워진 라마식 불탑으로 '금강보좌탑(金剛寶座塔)'의 준말이다. 사암의 전탑으로 기단 위에 다섯 개의 탑이 세워져 있다. 이 탑은 다섯 분의 지혜로운 여래를 상징한다. 가운데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동방 아촉여래(阿閦如来), 서방 미타여래(彌陀如來), 남방 보생여래(寶生如來), 북방 불공여래(不空如來)가 모셔져 있다. 가운데 탑이 16.05m로 가장 높고 사방의 탑은 8.84m다. 가운데 탑 상륜부에는 청동으로 만든 보개, 보주, 보병 장식이 화려하다.

이 탑의 동쪽에는 연수법문(延壽法門) 서쪽에는 공덕보탑(功德寶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탑의 건립 목적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건립 목적이 장수를 기원하고 공덕을 쌓고 풍속을 순화하고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기단은 한 변의 길이가 10.4m, 높이가 4.7m인 정사각형 수미식 고택 형식이다. 수미탑 기단에는 다섯 여래의 탈것과 수호신상이 조각되어 있으며, 연꽃잎 7겹으로 이루어진 연꽃 좌대가 있다. 수호신상으로는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고, 사방에 사자, 코끼리, 공작, 가루라가 새겨져 있다. 기단은 성문처럼 지나다닐 수 있었으나 현재는 돌난간으로 둘러싸여 통과할 수 없다.
 묘담사 쌍탑
ⓒ 이상기
묘담사는 관도고진의 으뜸 절로 원나라 때인 1290년부터 1295년 사이 지어졌다. 그러나 쿤밍호의 범람으로 파괴되었다가 1325년 이후 재건되었다. 그 후 10년 사이 법당 앞에 쌍탑이 세워져 금강탑과 함께 삼탑 가람으로 유명해졌다.
쌍탑은 13층 높이의 정사각형 벽돌탑으로, 탑신과 옥개석의 폭이 좁아 촘촘하게 느껴진다. 기단은 각 변의 길이가 2.6m고, 각 층의 높이는 1.2m에 불과하다. 12층까지는 네 면에 각각 작은 감실이 있으며, 그 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쌍탑 중 서탑이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2000년대 들어 재건되었다.
 묘담사 대웅보전
ⓒ 이상기
묘담사에는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천왕전, 나한전, 광명전과 묘덕각(妙德閣)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천왕전이 산문(山門) 역할을 하는데, 주련의 글귀를 통해 묘담이라는 절 이름이 생긴 유래를 알 수 있다.
"오묘한 법은 밝은 등과 같아서, 그 등을 보면 어둠과 장애가 없어진다(法似明燈 眼望明燈無闇障). 마음이 맑고 깊어 지혜로운 바다와 같으면, 그 바다를 품어 자비롭게 배를 운행할 수 있다(然如智海 心涵智海有慈航)."

묘담사는 나봉촌(螺蜂村)에 있어 나봉사로 불리기도 한다.
 묘담사 광명전과 연꽃을 든 부처
ⓒ 이상기
천왕전 안에는 포대화상과 사천왕상이 있다. 중국 사람들은 포대화상을 미륵불의 화신으로 생각한다. 천왕전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묘담사의 중심전각인 대웅보전이 나온다. 석가모니 삼존불이 모셔져 있고, 석가모니불 좌우에는 가섭과 아난이 보좌하고 있다. 나한전에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목조 나한상이 안치되어 있다. 광명전에는 연꽃을 든 부처님이 계시는데, 비로자나불로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곳 묘담사를 찾는 사람들은 부처님께 절하며 마음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고, 모든 일이 뜻과 같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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