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유람도' 속 지역별 최고 명소, 흥미롭습니다

여경수 2026. 1. 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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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대구국립박물관의 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를 관람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 , <신증동국여지승람> , <경상도지리지(모사본)> , <대구달성도> , <대구부읍지> , <대동여지도> 등 조선 시대의 주요 지리지와 지도가 공개되었다.

다만 이번 전시는 지도 자체보다는 지리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또 김정호의 <동여도지> , <대동여지도> , <동여도> 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김정호가 지도 뿐만 아니라 지리지도 제작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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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립박물관 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 관람기

[여경수 기자]

 대구국립박물관의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 특별전시전
ⓒ 여경수
지난 28일, 대구국립박물관의 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를 관람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상도지리지(모사본)>, <대구달성도>, <대구부읍지>, <대동여지도> 등 조선 시대의 주요 지리지와 지도가 공개되었다. 특히 1425년에 편찬된 <경상도지리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도 단위 지리지로, 이번 특별전은 그 편찬 600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다.

마침 박물관에서는 동국지도 중 경상도 지도를 색칠해 보는 체험 행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조선 시대 경상도를 직접 색칠하며, 글로만 보던 지리를 다른 방식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2018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지도예찬 - 조선지도 500년'을 관람한 적이 있다. 당시 여러 고지도를 보며 막연하게 가슴이 벅찼던 기억이 남아 있다.

다만 이번 전시는 지도 자체보다는 지리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조선은 국가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지리지라는 형식으로 정리했고, 지리지에는 한 지역의 산천과 토지, 풍속과 특산물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한글로 만들어진 세계지도
ⓒ 여경수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는 이중환의 <택리지>이다. 다른 지역을 다녀온 뒤에는 종종 <택리지>를 다시 펼쳐 보며, 그 지역을 이중환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찾아본다. 또한 나의 고향인 구미에 관한 지리지인 최현의 <일선지>도 평소 좋아하는 책이다. 이번 전시에선 개인이 자신의 지역에 관한 지리지를 작성한 사례를 몇 개 소개했으나, 최현의 <일선지>는 포함되지 않아 아쉬웠다.

전시는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사람과 땅'에서는 세종의 지시에 따라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와 이후 제작된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을 통해 사람이 땅을 어떻게 기록해 왔는지 보여준다. 제2부 '숫자로 보는 국가'에서는 인구와 토지, 군사 제도와 관련된 기록과 지도를 중심으로 조선의 행정 운영을 설명하고 있다. 제3부 '지리지의 단짝, 지도'에서는 지리 정보가 지도로 옮겨가는 과정을 다룬다.

또 김정호의 <동여도지>, <대동여지도>, <동여도>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김정호가 지도 뿐만 아니라 지리지도 제작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제4부 '사람과 삶의 흔적'에서는 지리지에 담긴 문학적 기록과 문화유산 관련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유람도를 보니 나의 고향인 구미의 최고 명소는 금오산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군위는 인각사, 경주는 불국사, 김해는 수로왕릉으로 표시된 것이 흥미로웠다.

이번 특별전의 마지막 전시물인 <승평지지>의 소개글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승평은 오늘날 순천의 옛 지명이다. 실학자 이수광이 1609년 순천 부사로 재직하면서 제작한 지리지로, 고려 시대 청렴했던 지방 책임자를 칭송 하는 글이 실려 있다. 이수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봉유설>의 저자이기도 하다. 특히 <지봉유설>에 수록된 아시아 국가들의 지리와 풍속에 관한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수광은 관직에 있을 때 지리지 제작을 통해 해당 지역의 발전을 도모했던 것이다. <지봉유설>로 세계를 향한 시야를 보여준 학자가, 순천 부사로서는 <승평지지>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세심하게 기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조선유람도
ⓒ 여경수
여러 지리지와 지도를 보고 나니 잠시나마 과거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22일까지 진행된다. 방문한 날은 1월 큐레이터 설명회가 예정되어 있어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는 2월 3일 화요일과 12일 목요일에도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정도 전시 해설이 진행된다고 하니, 시간이 맞는다면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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