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만들어준대서 왔어요" 부천 신재원, '신태용 아들' 너머로 [치앙마이 인터뷰]

김희준 기자 2026. 1. 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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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부천FC1995).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치앙마이(태국)] 김희준 기자= 신재원은 오랫동안 '신태용 아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했다. 신태용 감독이 K리그에서 선수, 감독으로 모두 걸출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프로 데뷔 전부터 미디어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킨 시즌은 드물었다.

지난 시즌은 달랐다. 성남FC에서 3년차에 제대로 날아올랐다. 시즌 내내 9도움을 기록하며 성남을 리그 5위에 올렸고, 승격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후이즈의 결승골을 돕는 환상적인 크로스로 팀을 승격 문턱까지 이끌었다. 승격 플레이오프에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성남이 아쉬운 탈락을 하는 걸 지켜봐야 했지만, 그 활약을 인정받아 K리그2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번 시즌에는 K리그1 부천FC1995 유니폼을 입고 뛴다. 지난 21일(한국시간) 태국 치앙마이의 부천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신재원은 자신이 드디어 '신태용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도 될 만큼 성장했다며 기뻐했다. "예전부터 내가 팀을 옮기면 많은 미디어가 나를 찾았다. 저번까지는 신태용 아들로 많이 찾아주셨는데 이번에는 축구선수 신재원을 보러 오시는 것 같아서 상당히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신재원(당시 성남FC). 서형권 기자

성남에서 지난 시즌도 돌아봤다. 신재원은 "전경준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기용해주셔서 선수로서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었다.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감독님은 나를 믿어주시고 투입해주셨다. 그래서 많은 출전과 도움을 할 수 있었다"라며 "프로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즌 내내 주전이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시기가 있다 보니 작년에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예전으로 돌아가지 말고 더 성장하자,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만큼 성남과 함께 승격에 실패한 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신재원은 "서울이랜드와 플레이오프 때 햄스트링 근육이 찢어졌다. 감독님께는 부천전 주사를 맞고 뛰겠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도 내가 뛰길 바라셨다. 하지만 병원 원장님과 통화를 하시고 '재원아, 이번 경기는 쉬자. 이렇게 가다간 더 찢어진다'라며 쉬게 해주셨다"라며 "아쉽기도 했지만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도 있다. 만약 그때 경기를 뛰었다가 더 찢어졌으면 아마 지금도 재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원은 올 시즌 성남을 떠나 부천으로 향했다. 성남은 신재원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팀이었다. 자신이 마침내 재능을 만개한 곳이었고, 아버지 신태용이 선수이자 감독으로서 전설을 써내려간 곳이었다. 신재원도 "성남을 떠나는 건 많이 어려웠다. 성남과 함께 승격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만약 어린 나이였다면… 지금은 기회가 왔을 때 K리그1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라며 어려웠던 성남과 이별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부천으로 온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신재원은 이영민 감독과 국가대표를 꼽았다. "부천을 선택한 건 이영민 감독님이 제일 컸다. 2년 동안 나를 원했다. 2025년 들어갈 때도 나를 원한다고 해주셨는데 올해도 내게 관심이 있다고 하셔서 감사했다"라며 "감독님께서 2025시즌 전에는 '네가 부천에 오면 너를 K리그1으로 보내거나 같이 K리그1에 올라가자'라고 말씀하셨고, 이번에는 '대표팀을 만들어주겠다, 국가대표 갈 수 있게 해주겠다'라는 한 마디에 부천에 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침 신재원의 포지션인 사이드백은 대표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다. 신재원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윙백으로서 수비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성남에서 처음 수비를 봐서 정식 수비수가 된 지 1년 됐다. 공격적인 면에서는 크로스도 날카롭고 괜찮은데 대표팀은 수비가 중요하다. 국가대표는 유럽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수비력을 보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재원(부천FC1995). 김희준 기자
신태용 감독. 서형권 기자

만약 신재원이 국가대표까지 간다면 더욱 많은 축구팬들이 신재원 이름 석 자를 기억할 것이다. 상기했듯 신재원은 오랫동안 '신태용 아들'로 통용돼왔다. 신태용은 선수로나 감독으로나 K리그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신재원이 지난 시즌 '신태용 아들'이 아닌 '축구선수 신재원'으로 거듭났다면 이번 시즌부터는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 할 것이다.

신재원은 언제나 그렇듯 아버지 신태용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신태용의 아들이어서 고충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아빠에게 너무 감사하다. 내가 못할 때도 신태용 아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작년부터는 언론에서 신태용 아들이라는 수식어 없이 신재원으로만 나가는 기사가 많았다. 아빠도 이제는 신재원의 아빠로 불리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작년에는 나와 아빠가 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그런 얘기도 많이 했다. 우리 집안 남자들, 아빠와 나, 동생 모두 축구를 한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겉으로는 '재원아, 네가 우리 집 살린다. 셋 다 안 망해서 다행이다. 앞으로는 네가 더 잘 해서 우리 집을 먹여 살려라'라고 유쾌하게 말씀해주셨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신재원은 올 시즌 부천에서 팀으로서 K리그1 잔류를 목표로 한다. 올해 K리그1에서 살아남는다면 향후 파이널A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개인적인 목표는 세 가지다. K리그1 도움왕과 베스트 11, 그리고 태극마크다. 이를 통해 신재원이 K리그1에서도 통하는 선수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신재원은 어떤 선수로 남고 싶어할까. "나는 크로스가 장점인 선수로 각인되고 싶다. 손흥민 하면 감아차기처럼 신재원 하면 크로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K리그에는 크로스 하면 김진수 선수가 있을 거다. 작년에 많은 도움을 올렸고, 직접 경기를 봐도 좋은 크로스가 많다. 올 시즌에는 진수 형이 왼쪽, 내가 오른쪽이라 많이 붙을 거다. 진수 형 크로스는 내가 잘 막고 내 크로스는 진수 형을 피해서 위험 지역에 올릴 거다. 그리고 내가 프로 데뷔를 한 FC서울과 대결도 기대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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