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남쪽의 이색 볼거리… 바다 위 중절모 너머 장엄한 해돋이
다대포해변 뒤로 가덕도·거제도
‘부네치아’엔 ‘레인보우 브릿지’
천마산 올라 영도·감천마을 조망

올해는 병오(丙午)년이다. 2026년이 시작됐다고 해서 당장 병오년은 아니다. 음력 설날도 기준이 아니다.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으로 나뉜다. 올해 입춘은 2월 4일이다. 정확히 2월 4일 오전 5시2분부터 말띠 해다.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부산으로 가 보자. 요즘에만 볼 수 없는 명품 해돋이·해넘이가 있고, 하늘에서 내려온 용마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천마산(326m)도 있다.
먼저 부산 서남쪽 끝 사하구 다대포(多大浦)다. ‘큰 포구가 많은 바다’다. 일출의 장엄함과 낙조의 현란함이 바다·강·철새와 어우러진다. 다대포 끝머리에 몰운대(沒雲臺)가 있다. 16세기까지만 해도 몰운도라는 섬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쌓여 다대포와 섬을 이어놓는 바람에 육계도가 됐다. 몰운대는 육지 끝과 바다의 시작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어 모든 것이 시야에서 가려지기 때문에 몰운대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몰운대 동쪽 끝은 화손대다. 좁은 급경사를 내려가면 탁 트인 바다 앞에 판판하고 넓게 펼쳐진 바위가 나타난다. 이곳은 연말연시 일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등대가 있는 섬 옆 중절모처럼 생긴 작은 바위가 모자섬(거북섬)이다. 붉은 해가 화손대 앞의 모자섬 뒤로 올라온다. 햇빛에 물든 하늘과 바닷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펼쳐 놓는다.
인근 다대포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길이 900m, 폭 1000m다. 해안에서 300m 거리의 바다까지도 수심이 1.5m 안팎이어서 넓은 해변을 자랑한다. 해수욕장의 모래 입자도 곱다. 바람이 훑고 간 흔적이 모래톱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넓게 펼쳐진 백사장 위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반긴다. 순백의 ‘그림자의 그림자(홀로 서다)’는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들어온다. 파도에 밀려와 쌓이는 모래가 해수욕장을 넘어 해변공원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단막도 이채롭다. 여기에 일몰이 추가된다. 썰물 때와 해지는 시간이 맞아떨어지면 금상첨화다. 바다 건너 멀리 가덕도와 거제도도 보인다.
포구 많은 부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장림포구다. 물 위에 떠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배들과 예쁜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형형색색 건물의 풍경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닮았다고 해서 ‘부네치아’로 불린다.

이곳에 ‘레인보우 브릿지’가 들어섰다. 높이 20m, 길이 90m의 아치형 보행교를 U자 형태의 포구를 가로질러 갈 수 있다. 무지개 색상으로 꾸며졌고, 야간에도 무지개 경관 조명을 밝힌다.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에 오르면 낙동강 하구 모래톱이 눈에 들어온다.

부산 도심에는 크고 작은 산이 많다. 그 산들은 훌륭한 전망대다. 그 가운데 한 곳이 사하구와 서구의 경계를 이루는 천마산이다. 비탈을 따라 다닥다닥 들어선 남부민동 산동네를 지나는 산복도로 ‘천마산길’에서 오를 수 있다.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는 곳 중의 한 곳이 현재 공사 중인 옛 ‘누리바라기 전망대’다. 천마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은 천마산조각공원 인근 장군바위 벼랑이다. 그곳에 ‘천마산 복합전망대’와 모노레일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상에는 ‘석성봉수대’가 있다. 세종 이전부터 있던 봉수대로, 구봉산으로 봉수대를 옮기기 전까지 300년간 존재했다고 한다. 지금 봉수대는 1970년대 한 산악회가 주변의 석축을 모아서 만들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 서면 부산의 명소를 대부분 내려다볼 수 있다. 용두산 공원과 부산타워, 부산 남항과 영도대교, 영도의 봉래산과 남항대교 등이 발아래 있다. 가까이는 송도해수욕장 일대가, 멀리는 해운대의 마천루 숲이 펼쳐진다.
영도는 과거 절영도라 불렸을 정도로 말과 인연이 깊다. 절영(絶影)이라는 이름은 너무 빨라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란 의미로 전설적인 명마 절영마에서 유래했다. 실제 영도에는 삼국시대부터 명마를 키우던 국마장이 있었다. 섬이라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말을 안전하게 방목할 수 있었으며 명마가 생산된 대표 지역이다. 신라 성덕왕이 공신 김유신의 손자에게 절영도의 명마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 있다.

반대쪽으로는 옥녀봉 아래 골짜기에 알록달록 성냥갑 같은 집이 다닥다닥 붙은 감천문화마을이 보인다. 낙후된 달동네였던 마을은 정부의 관광지 육성 지원으로 ‘레트로풍’ 관광지로 떠올랐다. 그 너머로 멀리 승학산과 시약산, 구덕산 등도 시야에 잡힌다.
몰운대 입구~화손대 30분…
옛 누리바라기 전망대에서 천마산 정상
부산 다대포에 간다면 대구부산고속도로 대동요금소를 지나 종점인 삼락나들목에서 오른쪽 하굿둑 방향으로 나가 강변대로를 타고 직진한다. 몰운대 입구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요금은 10분에 200원, 하루 4700원이다. 열차를 이용했다면 지하철 1호선 다대포역에 내리면 된다. 몰운대 입장은 무료다. 입구에서 화손대까지는 30분가량 소요된다. 요즘 이곳 일출 시각은 오전 7시20분쯤이다. 일출 30분 전쯤 도착하는 것이 좋다. 어둑어둑한 가운데 가파른 비탈길을 가야 해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옛 누리바라기 전망대 주변에 차량 몇 대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조각공원까지는 가파른 길을 20~30분 올라야 한다. 정상 봉수대까지는 10분 더 걸린다.
장림포구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 1층은 수산식품 판매장, 2층은 홍보관·카페테리아, 3층은 옥상전망대로 운영되고 있다. 포구 뒤쪽에 부산의 대표 먹거리 가운데 하나인 어묵 생산업체들이 모여 있다.
부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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