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주 넘어 원전 생태계 아우르는 ‘플랫폼’ 어디? [미장 보석주]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6. 1. 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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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카메코(CCJ)

월가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전력 부족’이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확대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세계 에너지 전망(WEO)에 따르면, 2035년 전력 수요는 3만7800TWh로 현재 대비 40% 폭증할 전망이다.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전력원으로 자리 잡은 게 원자력 발전이다. 당초 AI 개발 초기에 각광받던 건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다. 다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태양광이 갖고 있는 ‘간헐성’이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해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부각됐다.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으로 방향을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의 시작 배경이다. 원전 르네상스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핵심 원재료(우라늄) 공급 기업이다. 대표적인 곳이 캐나다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카메코다. 서구권 최대 우라늄 생산 업체다. 여기에 웨스팅하우스 인수로 원전 설계·보수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뤄내 설계 수요까지 확보 중이다. 덕분에 주가는 폭등세다. 지난해 1월 50달러 안팎이던 주가는 올해 1월 21일 기준 122달러까지 올랐다. 증권가는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라늄 산업이 업사이클에 진입 중”이라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138달러를 제시했다.

우라늄 쇼티지 가시화

러시아 제재로 공급 제한

AI발 원전 르네상스는 우라늄 쇼티지(공급 부족)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원전 설비 과정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1GW 규모의 원전을 가동하려면 연간 150tU의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전력난 → 원전 수요 확대 → 우라늄 수요 폭증 구조다. 미래에셋증권은 2050년 원전 설비용량을 574GW(저수요 시나리오)~900GW(고수요 시나리오)로 내다봤다. 이를 고려하면 우라늄 수요는 9만~14만2000tU에 달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유틸리티사(전기·가스·물 등 필수 인프라 공급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재고 소진에서 ‘재비축’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틸리티사는 신규 구매 계약 체결을 줄이고 기존 재고 사용에 집중했다. 재생에너지 각광으로 원전 시장이 타격을 입고 우라늄 가격도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라 점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테크발 전력 수요가 원전 르네상스로 이어지며 상황이 뒤집혔다. 우라늄은 대체재가 없는 만큼 원전 수요에 따른 우라늄 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국면이다. 이에 각 유틸리티사는 장기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우라늄 수요가 폭증하는 이유다.

김유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이후에는 커버리지가 8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계약 물량 재고가 필요 물량의 80% 수준을 밑돌아 추가 계약이 필요하단 의미다. 우라늄 수요 확대 요인은 또 있다. 미국 정부가 힘주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출력을 낮춘 중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말한다.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모두 담은 일체형이다. SMR 중 상당수는 고효율 연료 설계를 위해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을 연료료 채택한다. HALEU는 저농축 우라늄(LEU) 대비 더 많은 농축 공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기존 핵연료 대비 20% 많은 우라늄이 필요하다.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광산 기업들의 투자가 중단됐다. 또 최근에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도 영향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대표적인 우라늄 매장·생산지 중 하나다. 미국은 2024년 기준 농축 우라늄 수요의 20%를 러시아에서 조달했다. 하지만 2024년 5월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을 제정하며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현재는 연료 공급 차질 방지를 위해 2028년까지 유예된 상태지만 유틸리티사들은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박기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제재와 카자흐스탄의 생산 차질이 지속되며 공급의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부족 현상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우라늄 가격은 현물(spot)과 장기 계약(Long-term)으로 구분된다. 카메코에 따르면, 2025년 12월 평균 현물 계약 가격은 파운드당 80달러다. 2025년 1월(69달러) 대비 15.9% 뛰었다. 같은 기간 장기 계약은 81달러에서 86.5달러로 6.7% 올랐다.

카메코의 카자흐스탄 인카이(Inkai) 우라늄 광산 채굴 모습. 카메코는 환경 친화적인 방식(ISR, Insitu Recovery)으로 우라늄을 채굴한다고 강조한다. (카메코 제공)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 카메코

웨스팅하우스 인수 효과 톡톡

카메코의 1차 경쟁력은 생산량이다. 2024년 기준 연간 우라늄 생산량은 3400만파운드로 글로벌 우라늄 생산량의 17%를 점유 중이다. 서구권 기업 중에선 최대 생산량이다. 러시아·중국 국영 기업이 시장 과반을 장악 중인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헤징이 가능한 유일한 대안에 가깝다.

하지만 증권가는 진짜 경쟁력은 ‘수직 계열화’에 있다고 평가한다. 카메코는 2023년 브룩필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 카메코 지분율은 49%다. 웨스팅하우스 이익이 지분법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웨스팅하우스는 대형 원전(AP1000)과 SMR(AP300) 라인업을 모두 보유한 세계 최대 원전 설계 기업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카메코는 우라늄 채굴 등 업스트림부터 연료 가공, 원전 설계·건설·정비 등 다운스트림까지 밸류체인을 하나로 묶었다. 단순 광산주를 넘어 원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전 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영위 중인 만큼 우라늄 수요 확대·판가 인상 수혜뿐 아니라 미국 내 신규 원전 증설로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설계 사업 증익 수혜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밸류에이션 지표는 부담스러운 구간이다. 1월 21일 기준 카메코의 최근 12개월 EPS(주당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trailing P/E)은 130배 안팎이다.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도 80배 수준이다. 또 다른 지표인 12MF(12개월 예상 EBITDA 기준) EV/EBITDA(잠깐용어 참조)도 40배 안팎으로 최근 10년 중 최고치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과거 슈퍼사이클 국면과 비교하면 설득력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김태형 애널리스트는 “2006~2008년 우라늄 장기계약 가격이 파운드당 95달러까지 상승했던 당시 12MF EV/EBITDA 기준 40~50배에 거래된 바 있다”며 “최근 우라늄 가격 상승과 향후 우라늄 수요를 고려하면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타당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도 광산주가 아닌 원전 플랫폼 가치로 보면 밸류에이션 지표는 합리적 수준이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잠깐용어 *EV/EBITDA EV | EV/EBITDA EV(Enterprise Value)는 기업의 총시장가치를 의미한다. 시가총액에 부채총액을 더한 뒤 현금성 자산을 빼는 형태로 계산한다. 현금을 차감하는 이유는 단순한데, EV가 과도하게 부풀려지지 않기 위함이다. EBITDA는 이자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이다. 즉 EV/EBITDA는 EV를 EBITDA로 채우는 데 몇 년의 기간이 걸리는지 확인하는 지표다. 예를 들어 EV가 10억원, EBITDA가 2억원인 A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EV/EBITDA 값은 5다. 즉 A회사를 10억원에 인수하면 투자금 회수 기간이 5년이라는 의미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5호 (2026.01.28~0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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