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쌍둥이' 위례 사건, 전원 무죄... 이재명 향한 기소 제동

김종훈 2026. 1. 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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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미소 보인 남욱과 정영학, 웃지 못한 유동규... 법원 "재산상 이익 시점은 2013년"

[김종훈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5년 2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법원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했던 검찰의 '무한 기소'에 제동이 걸렸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이춘근 부장판사)은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 주지형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3년) 개발사업 선정 후 정보를 이용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인 '재산상 이익'의 시점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사업시행자 선정 시점인 2013년으로 보고, 이후 발생한 이득은 재산상의 이익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피고인들이 구성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에 따른 사업수익을 배당이익으로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들이 개발사업 진행 동안 부패방지법이 규정한 비밀을 이용해 구체적 이익이 실현된 배당이익을 재산상 이익으로 취득하거나 호반건설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업자 선정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이익에 대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지위를 취득할 당시의 예상 수익과 실제 취득한 이익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사업자 선정 당시 이같이 실제로 발생할 구체적 사업수익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어떻게 무죄 나왔나?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3년 위례신도시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공모지침서와 사업 타당성 보고서 등 내부 정보를 미리 알려줘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 민간업자들이 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해 수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피고인들이 개발사업 일정과 사업 타당성 평가 보고서 등 내부 정보를 활용해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유도했다고 봤다. 또한 사업이 완료된 후 발생한 418억 원 상당의 시행 이익 중 약 42억 3000만 원이 민간업자에게 돌아갔고, 169억 원 상당은 호반건설이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위례 개발사업 의혹 사건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과 유사한 구조로, 검찰은 이 사건 시작부터 '대장동 쌍둥이'라고 칭하며 개발업자들과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이러한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비서실 실장도 묶어서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과 약 14억 원의 추징을 구형하며 "공사의 본부장으로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면서도 "본부장으로서 실체적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개발사업 관련 단독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고 성남시 수뇌부가 결정하는 데 있어 중간관리자 역할만 담당한 점, 본건으로 직접 취득 이익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최후 진술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이 했던 일들을 잘 진행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들이 이렇게 부작용들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위례 추징 과정에서도 보시다시피 모든 행위가 이재명 시장 저 그리고 정진상, 이 보고 체계로 이뤄졌다. 이 범죄는 저와 이재명, 정진상의 욕심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위례 사건은 검찰 기대와 달리 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 입증보다 공소시효 등으로 발생한 '재산상 이익' 시점에 대한 공방으로 집중됐다.

검찰은 개발업자들의 재산상 이익 취득 시점이 2018년 1월경까지 이어진 것으로 봤다. 반면 피고인 측은 사업시행자 선정일인 2013년 12월 3일을 재산상 이익 취득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공소시효가 7년인데, 2013년 기준으로 보면 이미 2020년에 만료되었으므로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이다. 재판부는 공소시효 관련 판단 없이, 2013년 이후 발생한 수익을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며 무죄를 선고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수의를 입은 채 변호인을 향해 미소를 보였고, 유 전 본부장은 무거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선고 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엉뚱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데 집착했다. 증언을 짜맞추고, 증거를 왜곡·선별하며, 정치적 결론을 정해놓은 수사를 이어왔다"라며 "대장동 검사들은 이제라도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라고 논평했다.

남욱 "검사, 왜 기억 못하냐 닦달... 배 갈라서 장기 꺼낸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욱 변호사가 2025년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 사건은 기소 과정에서 잡음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특히 이 사건의 기초 공소사실이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입에서 완성됐는데, 2022년 당시 이들은 모두 구치소에 있던 상태로 대장동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위례 사건으로 인해 '2차 체포' 됐다.

2022년 8월 3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하여 당시 수감중이었던 김만배·남욱·유동규 등을 상대로 서울구치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뒤이어 검찰은 9월 16일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 변호사를, 9월 19일에는 같은 이유로 유 전 본부장을 각각 체포해 '위례 사건' 수사를 벌였다.

지난해 11월 7일 정 전 실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남 변호사는 당시 중앙지검에서 당했던 일을 아래와 같이 울면서 폭로했다.

"피의자를 앉혀두고 '왜 기억하지 못하냐'고 닦달하고 그러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정말 내가 그랬나'라고 착각할 수 있다. '유동규가 이랬다던데 기억이 왜 안 나냐'는 식으로 검사가 여러 번 물었다."

"(유동규와) 대질조사라는 표현보다는 조서가 작성됐는지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대질면담 혹은 대화가 있었다. 정확하게 날짜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동규가 검찰에서 지나가다가 '이렇잖아', '저렇잖아',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한번은 같은 공간에서 저한테 '이게 맞잖아, 이렇게 얘기했던 기억을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2022년 9월 당시 정일권 부장검사가 첫날 수사 끝나고 (자정 무렵) 불렀다. 애들 사진... (울먹이며) 죄송하다. 애들 사진 보여주면서 '애들 봐야할 거 아니냐', '여기 계속 있을 거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를 도려낼 수 있다, 내려가서 곰곰이 생각해 보고 내일 담당 검사랑 이야기를 해봐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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