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손 들어준 재판장, 특검 구형 1/9토막...김씨, 두 번 꾸벅 인사

선대식 2026. 1. 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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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 8개월, 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무죄...특검 항소 예고 "법리적·상식적으로 납득 안 돼"

[선대식, 이은영 기자]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제공
김건희씨는 판결 선고 후 재판부를 향해 두 차례 꾸벅 크게 몸을 숙였다.

징역 1년 8개월 선고는 특검 구형(징역 15년)의 1/9토막에 불과했다. 3가지 공소사실 가운데 하나만 일부 유죄 판단이 나온 탓이다. 말 그대로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완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2시 10분부터 약 40분 동안 진행된 김건희씨 사건 선고공판에서 ▲ 징역 1년 8개월 ▲ 그라프 목걸이 몰수 ▲1281만 5000원 추징을 선고했다.

선고 내용은 김건희특검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 징역 15년 ▲ 벌금 20억 원 ▲ 추징금 9억4864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재판부 판단과는 크게 괴리된 것이었다.

김씨는 이날 안경과 마스크를 쓴 채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앉았다. 판결 선고 직후에는 재판부를 향해 두 번 인사한 뒤 변호인 최지우·채명성·유정화 변호사와 대화를 나눈 뒤 퇴정했다.

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 자본시장법 위반 무죄
② 명태균 제공 여론조사 58회 무상 수수 →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③ 통일교 명품 목걸이·가방 등 수수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일부 유죄

우인성 재판장은 본격적인 판결 선고 전, "법의 적용에는 그 적용을 받는 사람이 권력자이든 아니면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인 두비오 프로 레오(In Dubio Pro Reo)' 즉 '불분명할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와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피고인이 권력자라 하여 권력 잃은 자라 하여 다르게 나누어 적용될 수 없다. 그것이 공정한 재판의 존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헌법 103조에 의거, 증거에 따라 판단하였음을 말씀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공소사실별로 하나씩 유무죄 판단을 내렸다. ①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다.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가조작 인식 → 공동정범 성립이라는 두 단계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재판부는 우선 "자신의 자금이 시세조종(주가조작) 행위에 동원됐음을 인식하고 용인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했다. ▲김씨가 주가조작세력에게 주식 거래를 일임하고 40%의 수익금을 받았는데 이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고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도하다가 매수했는데 그 동기가 불분명하고 ▲같은 시기 김씨의 서로 다른 계좌에서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이뤄지고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녹음을 염려하고 ▲수사기관 진술에서의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김건희씨와 주가조작세력을 공동정범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서로 의사 연락이나 역할 분담 등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가조작세력 가운데 누구도 피고인에게 시세조종을 알려줬다고 진술한 사람이 없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료가 없다고 했다. 또한 주가조작세력이 정상적이지 않은 블록딜 거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해 김씨에게 정산하는 등 김씨를 공모관계 내부자가 아니라 밖에 존재하는 외부자 즉 거래상대방으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일부는 공소시효가 완성됐고 일부는 유죄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 판단을 내렸다.
▲ 김건희 1심선고 김건희 1심선고
ⓒ 이은영
②명태균 제공 여론조사 58회 무상 수수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무죄였다. 우인성 재판장은 "명태균이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피고인 부부(윤석열·김건희)에게 제공했고 그 대가로 피고인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김영선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받은 것은 아닌가 의심이 가긴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게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피고인 부부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이를 두고 피고인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무죄 근거로 김씨가 미래한국연구소나 여론조사기관인 PNR과 여론조사 계약을 체결한 점이 없다는 점, 명태균이 김씨로부터 여론조사 실시 방법이나 결과 공표·배포 등에 관한 지시를 했다는 증거가 없고 관련 의사결정을 명태균이 했다는 점,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를 만나기 전부터 미래한국연구소 비용으로 여론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했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③통일교 명품 목걸이·가방 등 수수에 따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는 일부 유죄였다. 2022년 4월 7일 802만 원 상당 샤넬 가방 수수는 청탁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였고, 같은 해 7월 5일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29일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수수는 청탁과 대가성이 모두 인정돼 유죄였다.

김건희 꾸짖으며 "고가의 사치품으로 자신 치장하는 데 급급"

우인성 재판장은 양형 이유에서 통일교 제공 금품을 수수한 김건희씨를 꾸짖었다.

그는 "영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염결성이 요구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솔선수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국민에 대하여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서는 아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한 토대 중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공정이다. 모든 일은 불편부당하게,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이러한 공정을 해하는 것이 부패이다. 부패는 금전적 청탁과 필연적으로 결부된다. 물론 영리추구는 거개 인간의 본성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위가 영리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권력에 대한 금권의 접근은 다반사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위가 높을수록, 이를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하였다. 윤영호가 전성배를 통해 피고인에게 한 청탁은 금품을 결부시키지 아니하고도 입안이 검토될 수 있는 성질의 것들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청탁과 결부되어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하였다"라고 지적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금품의 수수 관련하여 금품의 전달에 관여한 주변인들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들은 불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금품의 수수를 피고인이 먼저 요구한 바는 없다. 피고인이 윤영호의 청탁을 배우자인 대통령에게 전달하여 그 청탁을 실현시키려고 하였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뒤늦게나마 가방 등을 공여받은 자신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다.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 이러한 점들은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한다"라고 했다.

김건희특검 항소 예고... "상식적으로 납득 어려워"
 김건희씨가 2025년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판결 선고 직후 김건희특검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금일 판결선고된 김건희씨에 대한 자본시장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알선수재 무죄부분에 대한 법원의 공동정범 관련 판단, 정치자금 기부 관련 판단, 청탁 관련 판단 등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고, 유죄 부분에 대한 법원의 양형 판단도 사안에 비추어 매우 미흡하여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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