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먹어본 두쫀쿠, 지나간 '유행'을 떠올리다

한선아 2026. 1. 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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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 탕후루에 이어 전국적인 인기... 다음은 어떤 간식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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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아 기자]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이다. 마시멜로를 녹여 만든 피에 중동의 구운 전통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 탈지분유 등으로 속을 채운 간식이다. 요즘 이 쿠키는 모바일 매체 속 어디서나 눈에 띈다.

먹방 영상은 말할 것도 없고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한 알 씩 나눠주는 재미있는 쇼츠도 있었다. 이 쿠키는 400칼로리에서 600칼로리로 밥 한 공기 분량의 고열량 간식이다. 고열량 만큼 고가의 가격대지만, 사람들은 이 쿠키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쿠키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두쫀쿠' 이전에 지나간 유행들
▲ 두바이 쫀득 쿠키 실물 두바이 쫀득 쿠키
ⓒ 한선아
시간을 거슬러 사람들이 '허니버터칩'에 목을 매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자동 홍보가 되는 바이럴 마케팅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허니버터칩은 마트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소진 됐다. 사람들은 그 한 봉지의 과자에 웃돈을 붙여 팔기도 했고 웃돈을 주고 사기도 했다. 여기저기 구매 인증이 랠리처럼 이어졌다. 박스째 구입한 사람은 능력자였다.

퇴근한 남편의 손에 들려 있는 노란 봉지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린 아들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과자 봉지를 뜯었다. 조심스럽게 봉지를 뜯고 얇고 달콤한 감자칩을 먹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맛있긴 했지만 사실 내가 생각한 만큼 맛있는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위기에 맞춰 나도 유행에 편승했다는 데 의미를 더 부여했던 것 같다.

"나도 허니버터칩 먹어 봤다."

이렇게 말이다. 얼마 전에는 탕후루라는 음식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탕후루는 과일 꼬치에 반질 반질 윤기가 나는 설탕 코팅이 감싸 눈호강은 물론 맛 또한 없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특히 학생들이 앞다투어 탕후루 가게 앞에 줄을 섰다. 학생들의 하루 음식 계획 안에 탕후루가 꼭 끼어 있을 정도였다. 그 열풍의 파도에 나도 끼어 볼까 생각했다. 아들이 먹는 탕후루를 한 입 얻어먹어 본 적은 있다. 달콤을 넘어선 극악의 단맛에 치아가 바로 썩어 버릴 것 같았다. 흔히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는 기본 값이었다. 탕후루는 한동안 젊은 아이들 사이에서 계속 유행하다 요즘은 조용하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신흥 간식 '두쫀쿠'는 SNS를 열면 나온다. AI가 내 생각을 읽듯 알고리즘을 전략적으로 돌리는 모양이었다. 모두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카카오 가루가 잔뜩 묻은 쫀득쫀득한 쿠키를 씹어 대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줄을 서야 한다는데 과연 살 수나 있을까 하던 차였다. 지난 26일 동네 빵집 앞을 지나가던 길이었다. "두쫀쿠 나오는 시간"이라는 글자가 빵집 문 앞에 적혀 있었다. 나는 볼일을 보고 그 시간에 맞춰 빵집 안으로 들어갔다. 대기 줄은 다행히 길지 않았다. 내 차례가 됐다. 두쫀쿠를 처음 사 보는 나는 일단 가격을 먼저 물어봤다.

"한 개 얼마예요?"
"5500원이요. 인당 최대 3개만 판매해요."

저 화과자만한 게 5500원이라니. 3개 이상은 주머니 사정상 어차피 못 사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3개를 구매했다. 갈색 봉지에 담긴 두쫀쿠 세 개의 크기는 하찮음 그 자체였다. 이 작은 게 얼마나 맛있길래.. 나는 쿠키를 고이 집으로 모셔와 의식을 치르듯 뚜껑을 열었다. SNS에서는 무조건 베어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동그란 쿠키를 한입 베어 음미 하듯 씹었다. 처음 먹어 본 음식이니 맛도 처음 먹어 본 맛이었다.

다음 유행 간식은 뭐가 될까?
▲ 두바이 쫀득 쿠키 사이즈 비교 입이 크다면 한입에 쏙 넣고 먹을 수 있는 사이즈 이다.
ⓒ 한선아
바삭바삭 씹히는 카다이프라 불리는 식재료가 고소했고 피스타치오 크림과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역시 달았다. 쫀득한 카카오 피가 내 혈관도 쫀득하게 만들 것 같았다. 그럼에도 다음날 나는 학원에서 수업을 하던 중 학생들에게 두쫀쿠를 먹어 본 것을 자랑하고 싶어졌다.

"나 어제 두바이 쫀득 쿠키 먹어 봤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기도 먹어 봤다며 경험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에 한 남자 친구가 조용히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기서 두쫀쿠 안 먹어본 사람은 나밖에 없네."

씁쓸한 소외감이 섞인 한마디에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먹거리 유행은 양은냄비 같아 금세 끓어 올라 요란해도,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식어있기도 하다. 결국 유행은 맛보다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했다. 다음 유행 간식은 또 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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