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장 더 오래 뛰게 하라’… 꿈의 배터리 전고체 ‘두근’
韓, 전고체 1~2년 내 상용화 목표
작고 고밀도에 안전성 높아 주목
포스코퓨처엠, 美 팩토리얼 투자
위기의 K배터리, 로봇서 활로 모색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피지컬AI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면서 배터리 및 소재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는 높인 차세대 배터리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로봇이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상용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외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1~2년 내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는 중인데, 급속한 인공지능(AI) 로봇 혁신과 맞물려 전고체 기술 개발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회사인 팩토리얼과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투자금 납입까지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양사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협력관계를 강화한 것이다. 배터리 소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이 고객사 격인 배터리 회사에 직접 투자를 진행한 건 처음이다.
팩토리얼은 전고체 배터리 업계의 선두주자로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3년부터 충남 천안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공장도 운영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팩토리얼의 네트워크 경쟁력과 자사의 소재 기술을 결합해 향후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기차, 도심항공교통(UAM)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뿐 아니라 피지컬AI 분야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적용이 확대될 수 있어 관련 시장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AI의 기술 발전을 보여준 ‘CES 2026’을 계기로 배터리 업계의 새 먹거리로 각인됐다. 휴머노이드 같은 첨단 AI 로봇은 전기차보다 작고 가벼우면서 오래 가는 배터리가 필요한데,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한 전고체 배터리가 대안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경우 3700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4시간까지 배터리로 움직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AI로보틱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225억 달러에서 2030년 643억 달러(약 93조원)로 향후 5년간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휴머노이드 발전 속도가 빠르고 피지컬AI에 대한 기대감이 커 관련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전고체 배터리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2023년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와 성능 평가도 진행했다. 현대차·기아와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MOU도 체결한 상태다.
SK온은 지난해 9월 대전 미래기술원 내에 약 14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다. 상용화 시점은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1년 앞당겨 2029년으로 설정했다. SK온은 우선 에너지 밀도 800Wh/L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000Wh/L까지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30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이려 한다. 본격적인 상업화 시점은 2030~2035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전고체 전지 충전 속도를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을 발표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와 피지컬AI 모두 기술 개발 단계인 만큼 실제 로봇 시장이 배터리 업계 실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에게 보급되는 전기차 시장과 휴머노이드 시장은 격차가 클 수밖에 없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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