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현의 어쩌다 문화] 킹키부츠

비중 있는 배역보다 이들이 나올 때 환호성의 데시벨 수치가 더 커진다. 대사는 한 마디도 없지만 이들의 등장만으로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뮤지컬 ‘킹키부츠’에 등장하는 6명의 ‘엔젤’(사진)이다. 손바닥만큼 짧은 치마와 화려한 메이크업, 여느 걸그룹 못지않은 춤 실력까지 자랑하는 이들을 보면 엔젤들이 드랙퀸(여장 남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기도 한다.
‘킹키부츠’는 1980년대 영국 수제화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상황에서 특별한 부츠를 만들며 살아남은 구두 공장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킹키(Kinky)’는 ‘성적으로 특이한’이란 뜻을 가진 단어다. 킹키부츠는 여장 남자를 위한 하이힐 부츠를 일컫는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구두 공장을 이어받게 된 주인공 ‘찰리’와 드랙퀸 ‘롤라’가 주역이다.
롤라와 함께 주로 등장하는 여섯 명의 엔젤들은 말 그대로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다. 건장한 남성미와 섹시한 여성스러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도 엔젤들이다. 이들은 객석으로 난입하면서 관객을 붙잡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낸다. 이때 환호성은 절정에 이른다. 커튼콜까지 끝나고 공연장을 떠날 때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킹키부츠’는 화려한 쇼 뮤지컬이지만 볼거리만 있는 작품은 아니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그리고 이런, 저런, 모든 사람들.” 세상에는 두 개의 성(性)이 모두 포용할 수 없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는 ‘킹키부츠’가 전하는 메시지를 함축한 대사다. 이 작품은 3월 29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하남현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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