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밤 12시까지? 언제까지 새벽에 자야 하나" 청소년의 호소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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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청년유니온은 1월 27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학원 운영시간 밤 10시로 단축하는 조례안 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
| ⓒ 윤성효 |
경남청년유니온(집행위원장 신현경)은 27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학원 운영시간 밤 10시로 단축하는 조례안 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학원 운영 시간이 자정(24시)으로 연장될 경우, 청소년들은 학업 경쟁 심화로 인한 부담 증가, 충분한 휴식 부족, 가족과 함께할 시간 감소 등 다양한 문제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경상남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경우 이미 24시까지 학원을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조례에선 학교교과교습학원,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의 교습시간을 ▲ 초등학생은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 중학생은 오후 11시까지 ▲ 고등학생은 오후 12시까지다.
경남청년유니온은 지난 16~25일 사이 청소년 3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다니는 학원 갯수는 1~2개 58.9%, 3~4개 33.1%, 5~6개 3.5%, 7~8개 1% 등으로 나타났다.
학원에 머무는 시간은 1~2시간 23.2%, 3~4시간 46.2%, 5~6시간 18.8%, 7~8시간 6.7% 등이었고, 학원에 있는 시각은 오후 5~6시 21.7%, 7~9시 31.8%, 9~10시 34.7%, 11~12시 7.3% 등이었다.
"학원을 24시까지 운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동의' 30.3%, '동의하지 않는다 69.7%로 나타났다. 학원을 자정까지 운영하는 것에 대해, 청소년들은 "너무 힘들다". "너무 피곤하다", "졸리다", "자고 싶다", "너무 늦다", "학원을 밤 늦게까지 다니면 개인 공부까지 다 밤에 하기에 잠을 못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들의 휴식권과 자율성을 보장하라"
하예서(17) 청소년은 "최근 정지웅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의 학원 운영 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연장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했다"라며 "정작 이 조례안의 당사자가 되는 서울의 청소년들은 과연 이런 조례안은 누구를 위한 조례안인지, 조례안을 발의한 국민의 힘 정지웅 서울시의원에게 따져묻고 있다. 현재 지방에서는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경남에서는 실제로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학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남의 청소년들은 공부의 노예가 돼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좋은 학벌로 돈 많이 버는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기성세대들이 설정해 놓은 성공한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따라 힘겨운 주행을 하고 있다"라며 "누군가는 얘기한다. 학원시간을 10시로 제한하든 12시까지로 제한하든 그건 결국 자신의 선택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선택의 문제일까. 대한민국의 사교육은 경쟁뿐인 곳이니다. 내 친구가 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압박과 불안감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도 쉬고 싶다"고 한 그는 "청소년들이 언제까지 밤 12시까지 학원을 다니고 집에 와서 다시 2~3 과목의 학원 숙제를 하다가 새벽녘이 돼서야 잠이 들어야 하느냐"라며 "학기 중에는 학원 숙제 뿐만 아니라 시험과 수행평가 준비, 학교 숙제를 또 챙겨야 한다. 밤 늦은 시간까지 학원을 다녀와 숙제를 하다가 잠에 들게 되면 언제나 잠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학교에 가야 한다. 정신이 제대로 들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수업을 듣다 잠에 들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김가영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사무국장은 "요즘 아이들의 하루를 보면 마음이 무겁다. 아침 8시 40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밤 10시, 11시, 어떤 아이들은 자정까지 학원을 다닌다"라며 "이게 과연 정상적인 하루인가.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역대 최고,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권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우연이 아니다. 지금의 교육 환경, 오늘의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기를 증명해야 하는 존재가 됐다. 선행학습을 얼마나 했는지, 무엇을 먼저 배웠는지가 자랑이 되고 경쟁이 된다"라며 "그 결과 학교에서는 지쳐서 잠을 자고, 선생님은 '학원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말한다. 진로 상담마저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현실, 이게 과연 공교육이냐"라며 "오히려 학원 의존도를 낮추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부모들은 불안해진다. 내 아이만 뒤처질까 봐, 안 보내면 손해일까 봐, 원하지 않으면서도 학원으로 아이를 내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국장은 "사교육을 줄여야 할 때에,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과 제도가 아이들의 밤 시간을 빼앗고 있다. 국가의 역할이 무엇이냐. 정책과 제도로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아니냐"라며 "학원 운영 시간 문제는 단순한 시간이 아니다. 이건 아이들이 잠잘 권리, 쉴 권리,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의 문제이다. 명백한 건강권, 행복추구권의 문제이다. 이제는 국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 경쟁을 부추기는 구조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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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청년유니온은 1월 27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학원 운영시간 밤 10시로 단축하는 조례안 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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