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무형성증 치료, 사지연장술의 적절한 시기 [정형외과의 미용적수술, 사지연장술, 휜다리수술]
내가 사지연장술을 처음 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나를 가르쳐 주셨던 스승, 유명철 교수님은 1970년대 초에 세계 최초로 절단된 대퇴부 접합수술을 성공시킨 분이었다. 뼈뿐만 아니라 혈관과 신경까지 모두 연결해 생존시킨, 그 자체로 현재까지 정형외과 역사에 남아있는 분이다. 내가 교수님을 만났을 때는 이미 정점에 서 계신 분이셨지만, 항상 같은 말을 하셨다. “의술은 결국 인술이다. 사지연장술은 뼈만 늘리는 수술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함께 치료하는 일이다.” 이 말은 지금까지도 내 진료의 기준이 되고 있다.
과거의 사지연장술, 그리고 연골무형성증
지금으로부터 25~30년 전, 사지연장술은 미용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인한 절단, 혹은 연골무형성증, 구루병과 같은 선천성·후천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었다. 특히 연골무형성증 환자들은 단순히 키가 작은 문제가 아니라, 신체 구조 전반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수술을 결정할 때는 환자의 몸 상태뿐 아니라, 가족이 감당해야 할 정신적·현실적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했다.

연골무형성증이란 무엇인가
연골무형성증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는 연골이 점차 뼈로 바뀌면서 길이 성장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뼈의 성장이 억제된다. 그 결과 팔다리가 짧아지는 특징적인 체형이 나타나며, 신체 비율의 불균형이 생긴다. 이 질환은 유전적 특성도 가지고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연골무형성증일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약 50%, 부부 모두가 연골무형성증이라면 70~80% 이상의 확률로 아이에게서 발생한다.
치료를 시작할 수 없는 시기, 그리고 기다림
아이의 생후 약 2세까지는 연골무형성증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이 시기에는 호흡 문제는 없는지, 뇌간 압박이나 신경학적 위험 요소는 없는지, 아이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는 없는지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은 5세 전후에 치료 계획을 세우고, 10세 전후에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치료의 장점과 고민
어릴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과정 대부분이 부모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 시기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의 회복력과 재생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이다. 뼈가 잘 자라고, 재활 속도도 빠르며, 성장 과정에서 또래와의 차이를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된다. 정서적으로도 “왜 나만 다른가”라는 인식이 뚜렷해지기 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민도 있다. 사지연장술은 통증이 큰 치료다. 아이가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점은 의사로서도, 부모로서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자기결정권이 있는 상황에서의 치료
반대로 중·고등학생 이후, 아이 스스로 치료를 선택하는 시기가 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동안 겪어온 비교와 차별, 시선과 상처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치료에 대해 오히려 더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놀라운 점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잘 견딘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치료 과정에서 큰 힘이 된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치료의 여정
연골무형성증 치료는 대부분 한 번의 연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2회 이상 연장을 시행하기도 하고,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휜다리 교정 수술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 지금도 내가 치료하고 있는 아이들 중에는 아기 때 처음 만났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의젓한 모습으로 내 진료실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 아이가 잘 자라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사로서, 한 사람으로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낀다.
차별이 아닌 이해의 시선으로
연골무형성증은 뼈의 성장에 문제가 있는 질환이지만, 지적 능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차별과 편견은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사람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신체를 선택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사회는 선택할 수 없었던 것들을 기준으로 비교하고, 판단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물론 이제는 그런 차별적인 시선이 그대로 용인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지만, 아직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기고자: 뉴본정형외과 임창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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