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도망치는데 무차별 총격”…이란서 인터넷 터지자 공개된 참상

이란 정권의 차단 조치에 수주째 ‘블랙 아웃’ 상태인 이란에서 인터넷이 잠시 복구되면서 유혈 진압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이 추가로 국제사회에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에서 인터넷이 잠시 다시 열려 이란인들이 외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자신이 무사히 살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국의 유혈 진압 정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메시지와 영상, 사진이 해외로 퍼져 나가면서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단서가 더 늘어나게 됐다”고 했다.
NYT는 최근 이란에서 새로 입수한 영상과 사진,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보안군이 테헤란의 한 경찰서 지붕 위에서 6분 넘게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카라지 외곽에서 수백명 규모의 시위대 행진을 겨냥해 실탄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도 이란 각지에서 올라온 영상을 토대로 진압 당시의 참상을 보도했다. WP는 테헤란 북서부에 있는 도시 라슈트의 한 시장에서 치안 군경이 화재를 피해 시장을 밖으로 대피하려는 시위대 수십명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목격자 사만은 “군경이 소총을 들고 시장 안쪽으로 총을 쏘고 있었다”며 “그들은 도망치는 사람들까지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심각한 경제 위기를 계기로 촉발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는 정권 퇴진 요구 등으로 격화했다. 당국은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8일 자국 내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한 채 유혈 시위 진압에 들어갔다.
이후 진압에 성공하자 지난주 후반부터 인터넷을 점진적으로 복구했다. 하지만 현재도 인터넷 접속이 원활한 건 아니며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이란 국가안보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시위 관련 공식 사망자 수는 3117명으로 이 중 427명은 보안군 소속이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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