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취미 생활, 시아노타입

김민수 2026. 1. 2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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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작품... 반응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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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어느새 인생의 늦가을을 살아간다. 막연하게 나도 언젠가 노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노년기가 닥칠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이율 배반적이다.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연골 주사를 맞고 나서야 '노년기'에 접어들었음을 인정했다. 근육량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하지만, 여간해서 원하는 근육량은 늘지 않고 체지방만 늘어간다. 은퇴도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본격적으로 '노년기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막연하게가 아니라 구체적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취미 활동이었다. 오랫동안 '셔터 누를 힘만 있으면 사진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였다. 아마도 그렇겠지만, 사진을 담으려면 장비를 들고 다녀야하고, 피사체를 찾아 이동해야 하는 등 많은 육체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그런데 사실 몇 년 전부터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너무 무겁고, 삼각대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가벼운 카메라도 있지만, 내가 작업하고 싶은 카메라는 내 경제적인 상황에서는 너무 버겁다.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의 범위 내에서 잘 조정해서 사진 작업을 해야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몸이 힘들면 보는 일도 심드렁해질 터인데, 눈도 침침해지면 사진을 계속할 수 있을까?
▲ cyanotype 시아노타입 작업후 마르기 전에 수채화 작업
ⓒ 김민수
그래서 사진과 연결은 되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도 개발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는 판화였고, 두 번째는 이와 관련된 프레스 작업, 세 번째는 전통적인 사진 인화 방식의 하나인 시아노타입이었다. 모두 재미있었지만, 시아노타입은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한 작업이었고, 결과물도 30분 내에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시아노타입 특유의 청색을 내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조금 접근을 했고, 종이가 아닌 다른 재료들에도 접목을 시켰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돌멩이에 시도를 해보았다.
▲ cyanotype 돌멩이에 시아노타입의 작업을 시도했다.
ⓒ 김민수
만들고 보니 문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딸아이에게 자랑을 했더니 자기에게 선물을 줄 수 없느냐고 한다.

"당연하지."

둘째도 마음에 걸려서 또 하나를 만들었다. 나름, 괜찮다.
▲ cyanotype 페이스북 시아노타입 그룹에 올린 게시물
ⓒ 김민수
사진으로 담아 SNS 시아노타입 그룹에 게시했다. 그런데 반응이 놀랍다. 하루만에 추천이 1000건이 넘었고, 작업에 대한 이런저런 문의가 줄을 이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 국내 SNS 게시물의 경우 게시물 당 평균 추천 10여 건, 많으면 20~30건이다. 외국인들과 교류하는 SNS는 추천 수가 좀 더 높지만 그래야 50여 건 정도였다. 그러니 놀랄 수밖에.

아직 취미 활동으로 경제적인 수익을 많이 얻진 못한다. '많이 얻진 못한다'는 말은 조금의 수익은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수익이 없다고 해도 다양한 취미는 삶을 지루하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생산적인 측면과 예술적인 측면도 있으므로 노년기의 취미로는 세상과 소통하는 좋은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 곧 초고령화사회를 맞이할 것이다.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고, 그 시대는 준비하는 이에게 호응할 것이다. 내 삶의 끝자락은 그저 무료하게 시간 때우기를 하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노년의 취미 생활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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