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베이커리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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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동네 빵집은 중·고생들이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카페나 다방이 어른들의 전유물이던 시절, 빵집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친구를 만나던 공간이었다.
서양에서는 프랑스·벨기에식 파티세리에 미국식 카페 문화가 결합,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는 베이커리 카페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 카페가 동네 빵집을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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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동네 빵집은 중·고생들이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카페나 다방이 어른들의 전유물이던 시절, 빵집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친구를 만나던 공간이었다. 그렇다고 요즘 카페처럼 오래 앉아 공부하거나 수다를 떨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이 풍경은 1990년대 후반이후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서양에서는 프랑스·벨기에식 파티세리에 미국식 카페 문화가 결합,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는 베이커리 카페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 카페가 동네 빵집을 밀어냈다. 좌석을 늘리고, 주차장을 갖추고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빵만 파는 곳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곳으로의 대전환이었다. 요즘 일산이나 양평 같은 서울 근교에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몰려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2014년 말 27곳에서 2024년 말 137곳으로 5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손님들이 ‘잠깐’이 아니라 ‘한나절’을 보내는 공간이 됐다.
그런데 이 힐링 공간에 ‘편법 상속’이라는 의혹의 꼬리표가 붙었다. 국세청이 서울·경기 지역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에 나선 배경이다. 애초 명품 장수기업을 키우겠다며 도입한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세금 탈루 수단으로 변질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제과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커피 전문점은 아니다. 그래서 국세청은 제과 시설 없이 완제품만 들여오거나 커피 매출 비중이 월등한 곳, 사업장에 전원주택을 끼워 넣은 곳, 고령의 부모가 이름만 올리고 실질 경영은 다른 가족이 하는 곳을 주목하고 있다. 가족끼리 주말 시간을 보내기 좋다며 즐겨 찾는 공간이, 어느 가족에겐 상속세를 피하는 장치로 악용된다면 씁쓸함을 넘어 허탈함에 가깝다. 국세청의 이번 점검은 특정 업종을 겨냥한 단속이 아니라,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취지와 현실이 어디서 어긋났는지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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