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활’ 평가에도… 이재용 “숫자 나아졌다고 자만 말라”

권지혜 2026. 1. 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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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체 계열사 임원들에게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호실적은 삼성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며 "이 회장은 삼성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냉철한 인식을 갖고 안주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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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샌드위치 위기론 재등장
호실적 외부 호재 판단… 냉정 주문
“마지막 기회” 경쟁력 강화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체 계열사 임원들에게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위기의식과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것이다. “삼성이 돌아왔다”고 평가되는 현재의 호실적이 기술 경쟁력 회복보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 외부 호재에 힘입은 결과라는 냉정한 인식 아래 압도적인 초격차 기술을 다시한번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전체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세미나에서 상영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쓰며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달라진 건 경쟁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전달됐다. 이 회장의 메시지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이 회장과 사장단 신년 만찬에서 먼저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실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진 등으로 위기론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4분기 역대 분기 최대인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완전히 반등에 성공했다. 범용 D램 가격 급등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로의 HBM 공급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주가 역시 작년 1월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러한 지표상의 선전이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 인공지능(AI) 중심의 체질 개선에 따른 성과가 아니라고 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호실적은 삼성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며 “이 회장은 삼성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냉철한 인식을 갖고 안주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 회장 메시지에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이 다시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이 선대회장은 2007년 1월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언급했었다. 이 회장은 지금은 미·중 패권 갈등, AI 주도권 경쟁 등이 더해져 글로벌 경영 환경이 더욱 엄중해졌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삼성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중단했던 전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를 지난해 ‘삼성다움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재개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세미나에서는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진부터 사즉생의 각오로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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