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지하에 '최고기밀'…5880억 트럼프 연회장 짓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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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을 이유로 심의 뒤로 밀려…절차 논란의 출발점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공사를 둘러싼 논란은 절차에서 비롯됐다. 백악관은 동관 철거를 시작하면서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 등 외부 심의 절차를 사실상 뒤로 미뤘다. “지하에서 최고기밀 성격의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었다. 실제 조슈아 피셔 백악관 관리·행정 담당 국장은 NCPC 회의에서 “프로젝트와 관련, 최고기밀 성격의 사안이 현재 진행 중이므로 지상 구조물 변경과 별개로 지하 공사가 선행돼야 했다”고 말했다.
논란은 법정으로 번졌다. 민간 비영리 역사보존단체 ‘국립역사보존신탁’은 지난달 연방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고 공사가 법적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NCPC 및 미술위원회(CFA) 심의, 환경평가(NEPA), 의회 승인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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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으로 번진 논란…난감한 법원
법원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재판부는 공사를 즉각 멈추라는 긴급중지(TRO) 명령 대신 연회장 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내용의 지하 구조물 공사는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추후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사를 최소화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백악관 지하시설이 주목받는 데는 역사적 가치와도 연관된다. 1941년 진주만 공습 이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백악관에 '폭격 대비 대피소'를 조성하고 위에 동관을 증축했다. PEOC를 포함한 지하 공간은 ‘잠수함 벙커’로 불렸다.
이곳은 증언을 통해 부분적으로만 알려졌는데, 금고문 같은 방호문과 보안 통신수단이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백악관 밖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대피 경로도 지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CNN에 “별도의 전력 발전기와 식수 공급기, 그리고 공기 정화 시스템이 있는 자급자족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2001년 9·11 테러 때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이 펜타곤 공격 직전 몸을 피한 곳도 이 지하시설이었다.
사후심의 한계…철거는 지난해 10월, 심의는 올해 1월
기밀 사안이라는 이유로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 부지에서 벌어지는 대형 공사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사전 심의와 공개 검토를 건너뛰면 애초 감독 장치가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이다.
사후심의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은 “NCPC가 지난 8일에야 본격적으로 심의에 들어갔고, CFA도 22일 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다룬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동관이 이미 철거된 시점에 사후심의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비용도 깜깜이…지상은 기부금, 지하는 납세자 부담
비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밀이라는 점에서 지하시설의 공사 비용도 알려진 게 없다. 연회장 공사 비용의 경우 처음엔 2억 달러(약 2940억원)에서 지금은 4억 달러(약 5880억원)로 늘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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