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픽'은 정원오·한준호?…희비 갈리는 與 서울·경기 경쟁자들

김찬주 2026. 1. 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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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정원오 '공개 칭찬' 이어
한준호에 '대통령 1호 감사패' 수여
흥행 목적이냐 명심 향배냐 두고서
與후보들, 긴장·확대해석 자제 난감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4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준호 최고위원이 공개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탄핵당한 당은 차기대선 포기해야 한다" 발언이 담긴 영상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거론하는 이른바 '명픽'(이재명의 선택) 사인을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데 이어 최근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1호 감사패'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여권 인사들의 속내가 복잡한 모양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준호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 의원이 볼리비아 특사 활동으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킨 공로를 치하해 감사패를 수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11월 볼리비아 특사 활동을 마친 한 의원에 수여된 감사패가 2개월 뒤에 공개된 시점이 공교롭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로 인해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한 의원을 차기 경기도지사로 사실상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24년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 추미애(6선)·권칠승(3선)·김병주(재선)·한준호(재선)·염태영(초선) 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 등 모두 7명이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자 자격심사를 받고 있다. 경기 지역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경선 통과가 곧 본선 진출'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만큼, 대통령의 의중이 경기 민심의 후광 효과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이들 가운데 한 인사 측은 한 의원이 대통령의 감사패를 수여 받은 사실을 알린 것을 두고 "뜬금 없는 타이밍에 언론 보도가 나오고, 한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고 서두에 적은 것을 보면 '내가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 의중)이라고 홍보하는 것처럼 비친다"며 "대통령의 의중은 알 수 없지만, 선거 흥행을 염두에 두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원오 서울성동구청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여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도 대통령의 입김이 부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X(엑스·옛 트위터)에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 대해 "일을 잘하긴 잘하나보다"라며 공개 칭찬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칭찬 이후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현역 오세훈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은 박홍근(4선)·서영교(4선)·전현희(3선)·박주민(3선)·김영배(재선) 의원, 박용진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할 예정이다.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일부 민주당 후보는 정 구청장을 향해 "부럽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박홍근 의원은 라디오에서 "결국 정 구청장이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기에 인간적으로 부럽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대통령과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공개하며 "아주 늦은 시간에 연락을 주셨던데,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 의원도 "대통령은 특정인에게만 힘을 실어줄 분은 아니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 시기엔 대통령 발언 하나하나에 후보들이 펄쩍 뛴다"면서도 "아마 선거 흥행을 위한 재미요소였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했을 당시 다른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해 전당대회가 오버랩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선거 초기라서 좀 지켜봐야겠지만, 딱히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당시 대통령께서 당대표 후보 시절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와 차량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고,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냐'고 하자 결국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재명 당시 당대표 후보는 지난해 7월 20일 전당대회 시즌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했고, 그를 자신의 차로 불러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함께하며 김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당초 전당대회 1주 차에 4위에 머무르던 김 후보는 이후부터 실시된 순회 경선에서 내리 1위를 차지했고 결국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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