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백마 탄 여인'의 감동 스토리... 한국인이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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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영화 <나무의 노래> 스틸 이미지 |
| ⓒ 미디어나무 |
새의 속깃털 같은 보드랍고 새하얀 머리카락에, 흰색 옷을 즐겨 입는 모습 때문인지, 할머니라는 단어에 다 담을 수 없는 신비롭고도 맑고, 우아한 느낌을 풍기는 분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주님'이라고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실제 조선 왕조의 후손이라는 걸 영화 중반부에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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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영화 <나무의 노래> 스틸 이미지 |
| ⓒ 미디어나무 |
영화의 후반부에서 "돈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한 번도 그 돈을 내 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삶의 의미와 소명을 향한 단단한 중심과 힘이 느껴졌다. 그처럼 생각하고, 목표한 것을 현실로 이루는 삶을 살아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그 해답은 영화 전반에 배경처럼 깔린 그녀의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두려움이 있을 때는 황홀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
"지난 과거를 후회하게 되면 생명이 멈추고, 썩기 시작한다."
"우리가 자신을 보지 못하면 유명해지려는 공명심을 목적으로 살게 된다. 그렇기에 자기를 상실하게 되고 관념의 틀 때문에 보고, 느낄 수 없게 되고, 자연에서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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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널 대담과 관객과의 대화 |
| ⓒ 달리아 |
현경 교수의 <연약함의 힘>이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공주님의 이야기가 몇 년에 걸쳐 영화로 만들어진 이야기, 김이나 작가가 흔쾌히 내레이션을 수락했다는 이야기, 전갈에 쏘이는 등 여러 고생을 하며 만들었다는 이야기 등 영화의 뒷이야기도 재미가 쏠쏠했다. 즉석에서 QR 코드로 만들어진 오픈채팅방에는 가슴 뜨거운 감상평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선재 스님도 감상을 나눠주었고, 영화 <수라>에 출현했던 정희정 님은 수라의 대사 "아름다움을 본 죄"를 언급하며, 이런 영화들이 100개의 극장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늦은 겨울밤임에도 400석이 넘는 자리를 꽉 채웠던 대부분의 관객들이 남아, 마치 나무들이 산소를 내뿜듯, 각자의 가슴에서 솟아 나온 감동의 여운을 밤 10시가 될 때까지 나누었다. 문을 열고 나서는데, 하얀 가루 같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금세 눈이 쌓이며 하얗게 뒤덮인 거리에 발걸음을 내딛다 보니, 영화에 나왔던 인생을 사는 자세에 대한 대사가 내 안에서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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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영화 <나무의 노래> 스틸 이미지 |
| ⓒ 미디어나무 |
"나무들에게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 사람은 더 이상 나무가 되려고 갈망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 이외의 다른 무엇이 되려 하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고향이다.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헤르만 헤세, <정원 일의 즐거움> 중에서.
'나무는 말을 하고, 그녀는 듣는다'라는 영화 포스터의 말처럼, 그녀는 이미 나무의 노래를 듣고, 자신만의 고향과 행복을 찾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 <나무의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이 듣길 바란다.
'그 노래를 듣는 이들은 깨어날 것이고, 깨어난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나무가 될 것이고, 그 나무들은 연결되어 숲을 이룰 것이며, 그 숲은 기어코 이 땅의 무수한 상처를 무한한 사랑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와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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