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실 도착 전 계엄 알았던 듯… 포고령 읽고도 계엄 선포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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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형이 선고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1심 판결문엔 지난해 12·3 계엄의 밤 그의 행적이 생생히 담겼다.
대통령실 CCTV와 관계자 진술·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당시 상황을 보면 한 전 총리는 대통령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계획을 짐작한 듯했다.
한 전 총리는 먼저 도착해 있던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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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직후 김영호에 “윤이 계엄”
선포 후 이상민과 단전·단수 논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형이 선고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1심 판결문엔 지난해 12·3 계엄의 밤 그의 행적이 생생히 담겼다. 대통령실 CCTV와 관계자 진술·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당시 상황을 보면 한 전 총리는 대통령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계획을 짐작한 듯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347쪽 분량의 판결문에 계엄 선포 전후 한 전 총리의 행적을 시간순으로 자세히 적었다.
이에 따르면 한 전 총리가 ‘대통령실로 빨리 들어오라’는 윤 전 대통령 전화를 받고 대통령실 대접견실에 도착한 것은 12월 3일 오후 8시 40분이었다. 한 전 총리는 먼저 도착해 있던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서 계엄 계획을 직접 듣게 된 시점은 오후 8시 56분이다. 한 전 총리가 집무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계엄 선포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는 김 전 장관의 수사기관 조사 때 진술이 근거가 됐다. 그는 이후 법정에서 “독감에 걸려 기억에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진술을 번복했지만 재판부는 이전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한 전 총리가 집무실을 나올 때 포고령을 들고 나왔으며 이를 읽어봤다는 사실도 인정됐다. “포고령 중 전공의 파업 부분의 내용을 읽었고 매우 놀라웠다”고 밝힌 한 전 총리의 특검 수사 당시 진술 등이 근거였다. 재판부는 정치활동 금지, 언론 검열, 전공의 강제 복귀 등 위헌·위법한 내용의 포고령을 읽고도 계엄 선포에 협조했다며 한 전 총리에게 책임을 물었다.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쓴 모습도 판결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재판부는 “행정관 A씨가 오후 11시 1분쯤 복도에서 대접견실 출입문을 살짝 열고 안을 살펴보자 피고인이 출입문을 쳐다보더니 들고 있던 문건을 더미 가운데 황급히 집어넣었다”고 판결문에 적었다. 한 전 총리는 다른 국무위원들이 놓고 간 문건들을 수거하기까지 했다.
대통령실 CCTV에 담긴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전 장관 사이 ‘16분 토론’은 한 전 총리가 계엄 후속 조치에 협조했다고 판단하는 데 핵심 근거가 됐다. 계엄 선포 후 두 사람은 탁자 위 놓인 문건들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논의했다. 재판부는 이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 이행방안을 논의”한 장면으로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전인 오후 9시쯤 ‘헌법’ ‘정부조직법’ 등 단어를 휴대전화에 검색한 사실도 판결문에 담겼다. 언론 통제, 단전·단수 조치 등을 지시할 법률상 근거를 찾아보려 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윤준식 박재현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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