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부모가 행동으로 보인 신앙에 영향 받는다

양민경 2026. 1. 23. 03: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녀의 신앙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도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를 꼽았다(아래쪽 그래프).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를 위해선 이들 부모인 3040 세대 신앙이 잘 정립되도록 교회가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정재영 송인규 구미정 김선일 김상덕 지음/IVP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저자들은 한국 기독교가 ‘가족 종교화’ 현상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때 교회 내 환대와 포용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부모와 자녀가 성경을 앞에 두고 기도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기독교계에서 ‘신앙의 명문가’로 일컬어지는 대표적 사례다. 한데 모두가 이처럼 신앙 전수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독실한 부모 밑에서 자란 모태신앙인이라도 성인이 돼 독립하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꽤 된다.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계승하거나 거부하는 데 있어 영향을 끼치는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또 이러한 세대 간 신앙 계승에 힘입은 ‘가족 종교화’ 현상은 한국 기독교에 무조건 바람직할까. 종교사회학자와 신학자 5인이 관련 설문조사를 분석한 신간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IVP)는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먼저 그간 한국교회에서 칭송해온 가족 내 신앙 전수의 득실을 냉정히 따져볼 것을 권한다. 혈연중심의 신앙 공동체는 세대를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지지만 동시에 “기독교 영향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가정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비관적 표징일 수도 있”어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이 살펴본 설문조사는 2023년 7월 28일부터 15일간 이뤄졌다. 미취학 시절에 처음 교회를 나갔으며 지금도 출석 중인 전국 만 19~59세 개신교인 1000명이 그 대상이다.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응답자의 71.9%가 ‘학창시절 신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 1위로 어머니를 꼽았다. 신앙적 정체성 확립에도 ‘믿는 부모’의 영향은 컸다. 응답자 3명 중 2명(66.4%)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신앙에 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위쪽 그래프).

눈여겨볼 만한 건 이들이 부모보다 자신의 신앙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신앙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도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를 꼽았다(아래쪽 그래프).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를 위해선 이들 부모인 3040 세대 신앙이 잘 정립되도록 교회가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압적인 신앙 교육은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응답자 4명 중 3명(76.5%)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 신앙생활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과도한 신앙생활이 내 신앙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란 답변도 42.2%에 달했다. 구미정 이은교회 목사는 “독일 종교교육학자 프리드리히 슈바이처에 따르면 강압형만큼 방임형 신앙 교육도 효과가 없다”며 “신앙 교육에 관심이 큰 부모라면 무엇보다 자녀의 질문에 귀 기울일 것”을 권했다. “그러다 보면 문득 하늘로 향하는 창문이 활짝 열릴 수 있다”는 이유다.

‘가족 종교화’ 현상이 배타성이 아닌 포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교회는 우리 사회의 타인을 품는 ‘대안 가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상덕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유사한 성향이 있는 이들이 배타적으로 모여 공감의 반경이 좁아지는 건 문제”라며 “교회는 주님의 이름으로 약자와 한 가족이 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같은 공동체’를 꾸릴 때 교회가 진정한 복음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