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부모가 행동으로 보인 신앙에 영향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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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녀의 신앙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도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를 꼽았다(아래쪽 그래프).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를 위해선 이들 부모인 3040 세대 신앙이 잘 정립되도록 교회가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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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손손 대를 이어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믿음의 가문’. 기독교계에서 ‘신앙의 명문가’로 일컬어지는 대표적 사례다. 한데 모두가 이처럼 신앙 전수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독실한 부모 밑에서 자란 모태신앙인이라도 성인이 돼 독립하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꽤 된다.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계승하거나 거부하는 데 있어 영향을 끼치는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또 이러한 세대 간 신앙 계승에 힘입은 ‘가족 종교화’ 현상은 한국 기독교에 무조건 바람직할까. 종교사회학자와 신학자 5인이 관련 설문조사를 분석한 신간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IVP)는 이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먼저 그간 한국교회에서 칭송해온 가족 내 신앙 전수의 득실을 냉정히 따져볼 것을 권한다. 혈연중심의 신앙 공동체는 세대를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지지만 동시에 “기독교 영향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가정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비관적 표징일 수도 있”어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이 살펴본 설문조사는 2023년 7월 28일부터 15일간 이뤄졌다. 미취학 시절에 처음 교회를 나갔으며 지금도 출석 중인 전국 만 19~59세 개신교인 1000명이 그 대상이다.

‘가족 종교화’의 영향으로 신앙을 갖고 이를 유지한 이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응답자의 71.9%가 ‘학창시절 신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 1위로 어머니를 꼽았다. 신앙적 정체성 확립에도 ‘믿는 부모’의 영향은 컸다. 응답자 3명 중 2명(66.4%)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신앙에 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위쪽 그래프).
눈여겨볼 만한 건 이들이 부모보다 자신의 신앙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신앙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도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를 꼽았다(아래쪽 그래프).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를 위해선 이들 부모인 3040 세대 신앙이 잘 정립되도록 교회가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압적인 신앙 교육은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응답자 4명 중 3명(76.5%)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 신앙생활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과도한 신앙생활이 내 신앙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란 답변도 42.2%에 달했다. 구미정 이은교회 목사는 “독일 종교교육학자 프리드리히 슈바이처에 따르면 강압형만큼 방임형 신앙 교육도 효과가 없다”며 “신앙 교육에 관심이 큰 부모라면 무엇보다 자녀의 질문에 귀 기울일 것”을 권했다. “그러다 보면 문득 하늘로 향하는 창문이 활짝 열릴 수 있다”는 이유다.
‘가족 종교화’ 현상이 배타성이 아닌 포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교회는 우리 사회의 타인을 품는 ‘대안 가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상덕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유사한 성향이 있는 이들이 배타적으로 모여 공감의 반경이 좁아지는 건 문제”라며 “교회는 주님의 이름으로 약자와 한 가족이 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같은 공동체’를 꾸릴 때 교회가 진정한 복음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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