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도…‘건설’ 무너진 한국, 4분기 역성장 비상
반도체가 ‘수퍼사이클’에 올라탔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 -0.3%(전기 대비)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0.2%)보다 0.5%포인트 낮다. 지난해 성장률도 1.0%(전년 대비)를 기록하며 1960년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은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0.7%) 이후 가장 낮다. 반올림하지 않은 실제 성장률은 0.97%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해 3분기 1.3%라는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에서 반도체 수출 기여도는 0.9%포인트인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내수의 한 축인 건설이 무너지면서 반도체 수출만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민간소비는 1.3%, 정부소비는 2.8% 늘었지만 건설투자는 9.9%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은 건설투자가 성장에 중립적이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소비쿠폰’ 효과도 지난해 3분기에서 소진됐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엔 민간소비가 좀 높았지만(1.3%) 4분기에 들어와서는 눈에 띄게 줄었다(0.3%)”며 “소비쿠폰 같은 단기 정책은 소비를 계속 늘리는 ‘방아쇠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를 2%로 제시했지만, 한은은 1.8%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1% 후반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분기 평균 0.4~0.5%의 성장세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과 자산 시장만 뜨겁고 내수는 식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K자형 성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증시에만 집중되며 자산 쏠림을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시 등 자산 시장만 과열되는 상황은 실물경제와의 괴리를 더 키울 수 있다”며 “경제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완화 카드도 쉽지 않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금리 인하는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지금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사실상 끝났고, 남은 건 재정이지만 추경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AI 등 민간 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활성화되느냐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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