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물 파산

고승욱 2026. 1. 2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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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파산(water bankruptcy)은 물의 수요가 재생할 수 있는 공급량을 초과해 돌이킬 수 없는 고갈 상태를 뜻하는 용어다.

환경·수자원 분야 학자들은 물부족(water-stressed), 물기근(water-scarcity)만큼 빈번하게 사용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런데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가 최근 "지하수 과다 사용과 수질오염으로 전 세계 수십억명이 물 파산 상황에 직면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제법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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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대기자


물 파산(water bankruptcy)은 물의 수요가 재생할 수 있는 공급량을 초과해 돌이킬 수 없는 고갈 상태를 뜻하는 용어다. 수자원 부족을 돈을 너무 많이 빌려 빚을 갚지 못하게 되는 파산에 빗댔다. 환경·수자원 분야 학자들은 물부족(water-stressed), 물기근(water-scarcity)만큼 빈번하게 사용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런데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가 최근 “지하수 과다 사용과 수질오염으로 전 세계 수십억명이 물 파산 상황에 직면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제법 알려졌다.

물 파산이라는 말은 크리스틴 클라인 플로리다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2012년 발표한 논문에서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며 대체 불가능한 자원과 관련된 부채를 조정하기 위해 물파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클라인은 로스쿨 교수다. 물 문제를 처음 접한 건 콜로라도주 법무장관실에서 일할 때였다. 콜로라도강 상류에 있는 콜로라도주는 어느 주가 강물을 얼마만큼 사용할지를 정한 1922년 콜로라도강협약에 참여한 7개주 중 한 곳이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의 인구급증에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미국 남서부는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렸고, 강물 확보를 위한 소송과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물파산이라는 개념은 환경파괴에 따른 물부족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한 발 더 나아가 절대적 공급량이 부족한 물을 함께 사용할 방법을 고민한다. 세계 각국은 이미 강물 전쟁에 돌입했다. 튀르키예와 이라크,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중국과 메콩강 유역 동남아 국가들의 물분쟁은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미국처럼 같은 나라 안에서 주정부끼리 다투는 곳도 적지 않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가 맞네, 틀리네 하며 말싸움을 벌일 때는 지났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한 곳에만 대구시 전체 사용량에 맞먹는 하루 최대 80만t의 물이 필요하다. 한정된 자원을 현명하게 나눠쓰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고승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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