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끝…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작년 10월로 돌아갔다
전월세 시장 불안… 매매로 이동
이달 말 공급책 ‘실제 물량’ 관건
전문가 “정부가 할 게 없는 상황”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0·15 대책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에 시장이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비 한강 벨트’ 지역에서 상승 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29% 상승했다. 10·15 대책 직후인 10월 마지막 주부터 전주까지 0.17~0.23%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상승률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10월 셋째 주(0.50%) 이후 13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집값이 1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을 초과하면 2억원으로 줄어들면서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으로 실거주자만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되면서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비 한강 벨트 지역에 매수가 몰리고, 가격도 오르는 모습이다. 실제 양천(0.26→0.43%), 동작(0.36→0.51%), 관악(0.30→0.44%), 광진(0.20→0.32%), 성북(0.21→0.33%), 노원(0.11→0.23%), 강서·서대문(0.20→0.31%) 등에서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났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아볼 수 있는 경기 일부 지역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용인 수지는 지난주 0.45%에서 이번 주 0.68%로 상승 폭을 키웠고, 과천(0.20→0.30%), 안양(0.25→0.41%), 성남 분당(0.39→0.59%), 하남(0.28→0.38%) 등도 집값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불안정한 임대차 시장 대신 매매를 택하며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출을 최대(6억원)로 받을 수 있는 중저가 지역에 거래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자금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전월세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양 전문위원이 서울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10월 73.4%에서 12월 82.3%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거래 역시 노원(500건), 성북(297건), 강서(285건), 구로(268건) 등 순으로 많았다.
서울 집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 말 내놓기로 한 추가 주택 공급 대책에도 이목이 쏠린다. 당초 이번 대책은 지난해 말 발표 예정이었으나 이달 중순으로, 다시 월말로 연기됐다. 다만 발표가 미뤄졌음에도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데다 정책 효과도 곧장 나오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는 공급 외에 토허구역 일부 해제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용적률 완화 등 규제 완화가 포함될 가능성에 먼저 선을 그어놓은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책에선) 추상적 수치보단 구체적이고 현실적 수치를 제시하려 한다”며 “계획 수준이 아니라 인허가, 착공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인 정책 목표치가 아니라 실제로 물량이 얼마나 풀릴지를 직접 제시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부가 마땅히 꺼낼 대안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마디로 ‘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대책에서 이미 구체적 수치는 나온 상태”라며 “2022년 금리 급등 이후 신규 사업이 줄어 착공 물량을 전만큼 맞추기 어렵다. 시장에서 (정부 수치를)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면 안정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주요지로 먼저 꼽히는 건 용산국제업무지구다. 다만 이 지역은 공급 물량을 두고 서울시와 정부의 이견이 크다. 문재인정부 당시 주택 공급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성수동 경찰기마대 부지, 관악세무서,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소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양 전문위원은 “현재로 당겨진 미래 수요를 대기 수요로 묶어두려면 중장기적인 대책뿐 아니라 도심 내 비주거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등의 단기적인 공급 대책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조효석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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