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뉴스터치] AI기본법, 한국 기업만 족쇄 채우나

인공지능(AI)은 엉뚱한 답변(할루시네이션)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가짜 정보(디스인포메이션)를 생산하거나 금융범죄에 악용되고, 딥페이크까지 만들어내는 등 새로운 위험을 낳고 있다. 최소한의 규율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는 이유다. 이런 배경 속에서 한국은 어제(22일) 세계 최초로 ‘AI 기본법’을 시행했다.

법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제품·서비스에는 AI 이용 사실을 알리는 워터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에너지, 대출 심사 등 국민의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10개 영역은 ‘고영향 AI’로 분류돼 사전 고지와 위험관리 방안 수립이 요구된다. 위반 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규제가 현실화되자 기업 현장에서는 ‘과잉 규제’ ‘교각살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도 AI가 가짜 정보로 선거와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대량 실업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초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AI 대전환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지금 세계는 AI 각축전이라 할 만큼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미·중 패권 경쟁의 승부 역시 AI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마저 위기감 속에 AI법 시행을 늦췄다.

이런 상황에서 AI기본법이 시행된다. 워터마크 의무화와 ‘고영향 AI’라는 포괄적 틀은 AI 활용 전반에 족쇄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년 유예기간이 있다지만, 아예 명확한 금지 사항만 규정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주요국이 질주하는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순간, 한국의 설 자리는 없다. 갈라파고스식 규제 만능주의가 AI 영역에까지 스며들면 안된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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