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Live] "여기서 만나네" 이정효와 상봉한 김지현 "감독님은 축구에 미친 것 같다"

김희준 기자 2026. 1. 22. 17: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지현(수원삼성).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치앙마이(태국)] 김희준 기자= 김지현은 이정효 감독이 수원삼성에 부임한 뒤 팬들에게 주목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지난 10일 수원삼성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이 감독은 김지현에게 다가가 "여기서 만나네"라며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했다. 이 감독이 수원에 오기 전부터 김지현에게 관심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지난 18일(한국시간)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현장에서 만난 김지현은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자 "그게 들렸나"라며 웃은 뒤 "감독님이 광주에 계실 때 광주에 갈 기회가 한두 번 있었다. 그때는 내가 광주 대신 수원을 선택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처음에 이정효 감독님이 수원에 온다고 했을 때 모두가 안 믿었을 거다. 나도 그랬고 선수들도 '설마 오겠어'라고 반응했을 거다. 이정효 감독님으로 확정됐다고 들었을 때는 정말 좋았다. 모든 선수가 한 번쯤 같이 해보고 싶은 감독님 아닌가. 나도 감독님께 호기심이 많았고 한번 배우고 싶었다."

김지현은 지난 시즌 수원에 당도해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서 12골 5도움으로 2019시즌 K리그1 강원FC에서 10골을 넣으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김지현은 주로 일류첸코와 호흡을 맞추며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다만 수원은 김지현 등 공격수들의 화력에 힘입어 76골로 K리그2 최다득점을 기록했음에도 승점 관리에는 어려움을 겪으며 최종 2위로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에 실패했고, 지난해 12월 제주SK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합계 0-3으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지현(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김지현도 복잡한 심경으로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자신감이 많이 없던 상태였는데 그래도 변성환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고 제가 자유롭게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게끔 경기장에서 만들어주셨다. 그런 믿음 속에서 자신감과 경기력을 찾았다. 그래도 공격포인트만 봤을 때는 잘해보였을지 모르지만 스스로 돌아봤을 때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경기력도 일정하지 않았다. 한참 멀었다는 걸 느꼈다."

"승강 플레이오프 당시에 선수들도 자신감이 차있던 상태였고 1차전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고 제주로 갔다. 거기서 여러 사고가 있었지만 그런 사고 때문에 졌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더 잘했으면 올라갔을 거다. 상대보다 못해서 올라가지 못했다."

"창피했다. 수원삼성 선수로서 경기를 나갔는데 그렇게 처참하게 져서 스스로에게도, 팬들 얼굴 보기에도 너무나 창피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 모두가 100% 회복되지는 않았을 거다. 2026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마음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그 마음을 안고 잘 준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정효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김지현의 마음은 수원 수뇌부들도 동일하게 갖고 있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시즌 종료 후 발빠르게 이 감독에게 접근해 선임에 성공했다. 수원보다 좋은 조건에 있는 팀들도 이 감독에게 관심은 있었는데, 수원은 이 감독을 향한 진심과 물질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K리그 신진 명장을 품에 안았다.

이 감독 부임 효과는 벌써부터 많은 수원 관계자들이 체감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탄탄한 수원 팬층에 더해 이 감독 부임으로 더욱 커진 관심에 즐겁다. 선수들도 K리그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너 나 할 것 없이 '축구를 다시 배운다'라는 느낌으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지현도 마찬가지로 이 감독을 통해 많은 걸 배운다. 단순히 축구에 대한 기술이나 전술 이해뿐 아니라 축구에 대한 태도도 되돌아봤다. 김지현은 '축구에 미친' 이 감독을 보며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큼 축구에 진심이었는지 반성했다."감독님은 축구를 보는 시선이 다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어떤 식으로 패스하는지 굉장히 디테일하게 얘기해주신다. 우리가 아는 부분도, 모르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아는 부분도 우리가 축구를 하면서 쉽게 놓치는 것들이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깨우쳐주신다."

"감독님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아시는데, 축구에 미치지 않으면 모를 것 같다. 대단하다. 머릿속에 축구밖에 없는 사람이다. 한 분야에 미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다. 마냥 비춰지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삶 그 자체인 거다. 감독님은 좋은 뜻으로, 좋은 의미로 미친 것 같다."

"감독님을 보며 내 자신도 되돌아봤다. 노력은 저런 사람이 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축구밖에 모르는 감독님 밑에서 지도를 받고 배움을 받는다는 건 환경 자체가 달라지는 거다. 감독님은 선수단 미팅 때도 축구에 미쳐야 된다고 몇 번 말씀하셨다. 선수들에게 너무나도 좋은 말이다."

김지현은 이 감독 아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그리고 있다. "살아남고 싶었고, 더 잘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하나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부족한 게 너무 많았고, 그걸 알 때마다 힘들었다. 그래도 그걸 알 수 있음에 감사했다. 돌이켜 보면 없어서는 안 될 순간이었다. 나는 이제 서른 하나다.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다. 계속 축구를 배우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 내게 배움의 의미가 굉장히 커졌다. 배운 게 이미 많지만 더 배울 게 한참 많다. 그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김지현(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김지현이 더 잘하고 싶은 이유 중에는 지난 시즌 실망을 안긴 팬들에 대한 사과와 열렬한 응원에 대한 보답도 있다. 수원 팬들은 팀이 K리그2로 강등된 뒤 오히려 더 열성적인 응원을 펼치며 축구에서 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줬다. 김지현은 언제나 포기하지 않는 팬들을 위해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승리와 승격, 더 밝은 미래를 선사하고 싶어한다.

"수원삼성 선수로서 팬들 앞에서 뛰는 게 당연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그렇지만 부담감과 압박감도 있다. 응원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 응원에도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부담이 다가온다. 선수들이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수원의 응원을 받으면서 뛴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팬들이 진짜 멋있다고 늘 생각한다. 그런 팬들 앞에서 부담감을 안고 뛴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부담감과 압박감을 가지고 뛴다기보다 더 즐거운 마음으로 팬들 앞에서, 팬들을 위해 즐겁게 해드려야겠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면 좋을 것 같다."

"언제나 수원삼성을 빛내는 거는 저희 팬들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