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는 왜 DN전에서 ‘OP’ 제이스를 풀었을까

윤민섭 2026. 1. 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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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 제공


DRX는 21일 DN 수퍼스와의 LCK컵 그룹 배틀 경기 3세트에서 대회 최고 OP 픽으로 평가받는 제이스를 풀었다. DN은 보란 듯이 제이스를 가져갔고, ‘표식’ 홍창현은 이 챔피언이 왜 필밴급 챔피언인지를 증명했다. DRX는 왜 OP 챔피언을 풀었을까.

DN을 잡으려면 우선 ‘표식’ 홍창현에게 변수 창출형 챔피언을 주지 마라

DRX는 DN의 팀 컬러와 특성을 고려, 홍창현에게 변수 창출에 능한 챔피언을 주느니 제이스를 넘기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올해 DN은 ‘두두’ 이동주와 ‘클로저’ 이주현의 높은 체급(개인기량), 홍창현의 플레이메이킹이 강점이다. 우선 홍창현이 만들어내는 변수를 차단하는 게 DRX로서는 최선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DRX 조재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1·2세트를 치러 보니 상대가 오늘 홍창현에게 플레이메이킹에 능한 챔피언을 맡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홍창현이 라인에 개입해 라이너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게 만들면 게임이 편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제이스는 포킹과 근접 한타, 모두 1티어 챔피언으로 평가받지만 주도적으로 상황을 만드는 소위 플레이메이킹엔 강점이 없다.

DRX의 판단은 일리가 있었다. 실제로 DN은 1세트를 허무하게 패배한 후 홍창현 중심의 조합을 짜는 쪽으로 밴픽의 방향을 틀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홍창현은 “‘피터’ (정)윤수가 오랜만에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코치진이 1세트를 치른 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얼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내가 라인에 많이 개입할 수 있고 발이 빠른 챔피언을 고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1주 차에는 제이스를 자체 밴했던 DN

DRX는 DN의 1주 차 경기를 분석하며 이날 경기 밴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1주 차의 DN은 제이스 배제하는 밴픽을 준비한 게 명확했다. KT 롤스터전과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제이스를 전부 자체 밴했다. 홍창현은 “DRX로서는 내 플레이메이킹을 가장 변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첫 주 차에 그런 전략을 썼다면 우리로서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DN은 1주 차 2연패를 기록한 뒤 바텀 티어를 재정리하면서 전체적으로 밴픽을 손봤다. DRX전부터는 제이스를 풀기로 하고, 스크림에서도 연습했다. 홍창현은 “1주 차 경기를 치른 뒤 제이스를 밴하기만 하면 밴픽 싸움에서 이기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제이스를 풀기로 결정한 뒤로 스크림에서도 제이스를 조금이나마 연습했고, 실제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영달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지난주에는 제이스를 양 사이드에서 밴하는 전략으로 나섰다가 밴픽이 꼬였다. 이번 주에는 정윤수가 출전 준비를 하면서 몇 판이긴 했어도 제이스를 풀고 연습했다. 제이스 선픽도 연습했다”며 “몇 게임이나마 연습해본 덕분에 선수들이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DRX도 상대의 성향과 특징을 파악해 나름 근거 있는 승부수를 뒀고, DN 역시 며칠간의 연습을 통해 이를 받아칠 준비를 철저히 해왔던 셈이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팀들은 왜 말파이트부터 밴하는가

지난 1주 차 디플러스 기아전과 달리, DN은 DRX전 3세트에서 첫 밴 카드를 말파이트에 썼다. 여기서부터 DN은 제이스의 티어를 올리겠다는 뜻을 천명했던 셈이다. 현재 말파이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성능이 좋은 챔피언으로 평가받지만 프로 팀들이 1페이즈에서 말파이트를 밴하는 건 제이스의 티어를 높이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한다.

한 현역 선수는 “지금은 제이스가 가장 좋은 챔피언 같다. 하지만 말파이트가 제이스를 카운터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요새 선픽을 고른 팀이 말파이트를 밴하면 후픽 팀에서 제이스를 곧바로 밴하는 그림이 자주 나오는 이유라고 한다. ‘제이스의 티어를 올려도 될까요?’와 ‘안 됩니다.’의 대화가 무언(無言)으로 오간 것이다.

물론 모든 팀이 같은 이유로 말파이트를 선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말파이트가 제이스의 카운터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LCK 팀들 간의 밴픽 심리전은 이미 일반 시청자들이 그들의 수 싸움을 전부 읽어내기엔 그 수준이 너무나 고도화되고 복잡해졌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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