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로 역대급 발주…대한조선, 수주 휩쓴다

배창학 기자 2026. 1. 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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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중동 정세 악화에 수혜 기대감
운임·선가 상승...미허가 탱커 제재 강화
대한조선 주력 수에즈막스급 발주 랠리
전체 80% 수주...영업이익률 20%대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이란 사태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글로벌 원유 운송 시장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원유 운반선 발주가 급증하면서 대한조선이 수주를 쓸어 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이란 사태와 조선업이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반적으로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합니다.

기름을 실어 나를 배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중동의 경우 산유국들이 몰려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면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파장이 확산됩니다.

유가가 들썩이고 운임 비용이 오르니, 선박 발주도 잦아져 선가가 뛰는 구조입니다.

이번에는 특히 유조선 즉, 탱커 시장이 뒤흔들렸는데 주된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대립하는 이란이 오랜 기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란은 러시아나 중국 등과 원유를 밀거래 중인데,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허가 유조선을 띄우고 있습니다.

비공식 유조선들을 묶어 그림자 함대라고 부르는데,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배가 1,400척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미국이 올해 들어 밀거래 연계 선박들을 나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약 900척의 배가 제재 가시권에 들어와 이탈하게 되면서 불법선이 합법선으로 교체되는 중입니다.


해운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란 정권이 바뀔 경우 초대형 원유 운반선 25척, 수에즈막스급 원유 운반선 20척을 신규 발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란만 놓고 전망한 수치로 국가와 대륙을 확장하면 발주 척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여러 조선사 중 왜 대한조선이 최대 수혜주냐는 건데요.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습니까?

<기자>
국내 조선 3사와 달리 중소형 선박을 중점적으로 건조하고 있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중형 조선사인 대한조선의 주력 선박은 수에즈막스급 탱커로 그림자 선단의 상당수가 해당 선종입니다.

원유를 가득 실은 채 수에즈 운하를 지나 운반할 수 있는 배로 15만톤(t) 급 전후입니다.

이전에는 대한조선뿐 아니라 대형사들도 건조하던 선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다수가 수에즈막스급보다 큰 VLCC라는 초대형 탱커로 눈을 돌렸습니다.

VLCC 건조는 아직인 대한조선이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실제로 현 시점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수에즈막스급 탱커 5척 가운데 4척을 수주했습니다.

경쟁 상대였던 중국 조선사들이 국제 제재에 발목이 잡힌 사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하지만 조선업에 항상 붙는 꼬리표가 저가 수주해서 일감을 확보한다는 건데요.

제값을 받으면서 팔고 있습니까?

<기자>
고부가가치 선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느 때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약 8,000만 달러 초반대였던 수에즈막스급 신조선가는 올해 8,000만 달러 후반대를 넘보고 있습니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1년 사이 값이 폭등했는데, 환율도 급등하면서 받을 돈의 액수가 나날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고가가 신가를 뛰어넘은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취재해보니 한 외국 해운사가 최근 한 조선사를 인수했는데 과정에서 기존에 짓고 있던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도 사들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구매를 했는데, 1척 당 1억 달러 가까운 고가에 매입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가 없어 못 사니까 웃돈을 쥐어주고 쓰던 배라도 구매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자연스럽게 대한조선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을 텐데요.

얼마나 좋아졌습니까?

<기자>
한 마디로 환골탈태했습니다.


과거 대한조선은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2010년대 고강도 구조조정은 물론 산업은행의 관리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투자 회사인 KHI에 매각되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새 주인을 맞은 대한조선은 무리한 저가 수주를 지양하며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였습니다.

선박 블록 생산 전 공정을 내재화하고, 하나의 도크에서 두 개의 선박을 동시에 만드는 텐덤 공법을 도입한 겁니다.

그러면서 도크 회전율이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 20% 가까이 빨라져 비용이 줄었습니다.

이에 2024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 조선 3사의 영업이익률은 15% 전후입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매출 1조 2,000억 원, 영업익 약 2,780억 원으로 23% 영업이익률을, 올해해 매출 1조 2,800억 원, 영업익 3,000억 원 안팎으로 25%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법정 관리 10여 년 만에 해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대한조선이 글로벌 중형 선박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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