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돈 안되는 리그? 세계 축구클럽 수익 랭킹 4위에 영국팀 없다...'레알 마드리드 1위'

배지헌 기자 2026. 1. 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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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1조 8900억 수익 1위
-바르사 2위, 리버풀은 5위 그쳐
-EPL 클럽 90% 적자 전망
축구판 쩐의 전쟁(사진=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

[더게이트]

유럽 축구의 부(富)가 영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쏠리고 있다. 일종의 축구판 '브렉시트' 현상이다.

컨설턴트 그룹 딜로이트가 22일(한국시간) 발표한 '풋볼 머니 리그' 보고서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가 2024~2025시즌 9억 7500만 파운드(약 1조 89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3년 연속, 통산 15번째로 1위에 올랐다. 2위 바르셀로나와의 격차만 1억 5000만 파운드(약 2910억 원)가 넘는다.

29년 역사의 이 보고서에서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이 '상위 4개 팀'에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리버풀이 7억 파운드(약 1조 3572억 원)를 돌파하며 5위에 안착했으나, 4위 파리 생제르맹(PSG)과는 100만 파운드(약 19억 원) 차이를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역시 7억 파운드 선에 머물렀다.
프리미어리그는 돈의 리그다(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상업 수익이 중계권료 제쳤다

수익 구조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상위 20개 클럽의 상업 수익은 44억 6000만 파운드(약 8조 6492억 원)로, 전년(42억 파운드)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증가분 2억 6100만 파운드 중 86%에 달하는 2억 2600만 파운드가 상위 10개 클럽에서 발생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업 수익으로만 4억 9900만 파운드(약 9677억 원)를 벌어들였다. 바르셀로나가 4억 3800만 파운드(약 8493억 원)로 뒤를 이었으며, 두 팀만이 상업 수익 4억 파운드 고지를 밟았다. 이어 바이에른 뮌헨(3억 8800만 파운드), 맨체스터 시티(3억 4300만 파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억 3300만 파운드) 등이 3억 파운드 이상의 수익을 냈다.

전통적인 효자 노릇을 했던 방송 중계권 수익은 39억 5000만 파운드(약 7조 6621억 원)로 여전히 막강했지만, 상업 수익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딜로이트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의 팀 브리지 수석 파트너는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인터뷰에서 "경기장 위 성적이 여전히 순위 상승의 핵심 동력"이라며 "확대된 유럽 대항전과 국제 클럽 대회가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어리그 로고

화려한 수익 뒤에 숨은 '적자의 늪'

수익이 역대급이라고 해서 재정 건전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 대상 중 전체 회계를 공개한 10개 팀 가운데 4개 팀이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익 순위는 6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지만, 8억 1900만 파운드(약 1조 5884억 원)를 벌고도 700만 파운드(약 136억 원)의 세전 적자를 냈다. 특히 이번 수익에는 캄 노우 경기장의 좌석 라이선스(PSL) 판매로 얻은 일회성 수입 6000만 파운드가 포함되어 있어, 향후 재정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비용 통제 측면에서는 EPL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수익 대비 임금 비율이 상승한 클럽들은 모두 EPL 소속이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시즌에 임금 지출이 처음으로 4억 파운드를 돌파했다. 임금이 수익의 60%를 차지하는 구조다.
축구판 쩐의 전쟁(사진=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

잉글랜드 축구, 10곳 중 9곳은 '손실'

회계법인 BDO의 보고서는 더욱 충격적이다. 잉글랜드 상위 4개 리그 팀의 90%가 2025년 세전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력을 거부하는 팽창하는 재정 우주"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외부 투자와 주주의 자금 수혈에 연명하는 축구 산업의 민낯을 꼬집었다.

EPL 클럽들은 수익의 63%를 선수단 연봉으로 쓰며, 하부 리그인 챔피언십(2부)은 벌어들이는 1파운드당 93펜스를 선수 몸값으로 지출하고 있다. BDO의 프로 스포츠 책임자 이언 클레이든은 디 애슬레틱에 "다른 산업이었다면 이런 고비용·저수익 구조는 이미 경보가 울렸을 상황"이라며 "축구 우주가 무한히 팽창할지, 아니면 큰 충돌을 맞이할지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기록적인 수익이라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유럽 축구계는 임금 인플레이션과 적자 경영이라는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다. 축구판 '쩐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자는 결국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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