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3연패하러 왔습니다" FA 최대어 카일 터커가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

배지헌 기자 2026. 1. 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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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5700만 달러 '역대 2위'
-2년 뒤 시장 재진입 노린 승부수
-토론토 10년 5000억 제안 뿌리쳐
카일 터커(사진=LA 다저스 SNS)

[더게이트]

올겨울 FA 타자 최대어 카일 터커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 4년 총액 2억 4000만 달러(약 3360억 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터커는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이란 명분을 앞세우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한 역대급 고액 연봉을 두둑하게 챙겼다.

터커는 2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등번호 23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사용하던 30번 대신 23번을 택한 건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 대한 예우와 옛 동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현재 다저스에서는 로버츠 감독이 레전드 모리 윌스를 기리며 30번을 달고 있다. 터커는 202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군 은퇴 동료 마이클 브랜틀리의 번호인 23번을 물려받았다.
카일 터커(사진=LA 다저스 SNS)

'오타니급' 실질 가치... 다저스의 정교한 투자

터커는 "여러 팀의 제안이 있었지만, 다저스라는 팀과 로스앤젤레스(LA)라는 도시, 그리고 팬들이 결정을 쉽게 만들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이곳의 일원이 되어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라고 잘 포장한 이적 소감을 밝혔다.

다저스행이 확정되기 전, 터커를 향한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뉴욕 메츠는 이연 지급(추후 지불) 없는 2억 2000만 달러(약 3080억 원)에 파격적인 계약금을 얹어 제시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0년 3억 5000만 달러(약 4900억 원)라는 초장기 계약으로 터커를 유혹했다. 그러나 터커는 다저스가 제안한 거액과 메이저리그 최초의 '월드시리즈 3연패'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계약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다저스 프런트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다저스는 터커에게 2년 차와 3년 차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를 부여했다. 또한 전체 계약금 중 3000만 달러(약 420억 원)를 추후 지급하기로 해 구단의 자금 융통성을 확보했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터커의 연평균 수령액은 5700만 달러(약 798억 원)에 달한다. 이는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7000만 달러)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다른 제안이 있었음에도 터커가 우리를 선택했다는 것은 다저스가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목적지로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자평했다. 브랜든 곰즈 단장 역시 "2026년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터커만큼 확실히 높여줄 선수는 없다"고 치켜세웠다.
카일 터커(사진=LA 다저스 SNS)

'게으른 천재' 오해 벗겨낸 다저스의 치밀한 조사

터커는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기도 했다. 특유의 느긋한 플레이 스타일 탓에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내성적이고 차가운 성격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다저스는 이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직원부터 전 동료들까지 샅샅이 뒤지는 이른바 '평판 조회'를 실시했다.

결론은 '내면의 불꽃'이었다. 프리드먼 사장은 "터커의 태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향적인 스타일이 아닐 뿐, 타석과 수비 위치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 또한 "터커는 공·수·주를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이자 야구에 헌신적인 영리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터커의 합류로 다저스의 외야 지형도도 바뀐다. 터커는 우익수 자리에 배치되며 타순은 2번이나 3번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우익수였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좌익수로 이동한다. 1번 타자 오타니부터 이어지는 공포의 상위 타선이 구축된 셈이다.

다저스는 이미 2025년 사치세(균등불균형세)로 역대 최고액인 1억 6940만 달러(약 2371억 원)를 냈지만, 터커 영입을 위해 지갑을 다시 열었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사치세 폭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터커는 "다저스라는 조직은 위부터 아래까지 일류"라며 "이런 특별한 선수들과 함께 역사적인 3연패를 위해 경쟁하는 것이 정말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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