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그늘 벗어나는 낸드…AI 패권 경쟁 속 '역할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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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던 빅테크들의 시선이 D램, 그중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낸드플래시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CES 이후 보고서에서 "AI 컨텍스트의 거대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에 그치지 않고 낸드까지 추가적인 모멘텀을 창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수요의 방향성이 여전히 D램 중심에 놓여 있다는 판단과 함께, 낸드 시장 특유의 공급 과잉 리스크를 경계하는 기류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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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장치' 낸드, 수요 급증…공급 부족 심화 가능성
삼성·SK하닉은 증설에 보수적…시장 상황 예의주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던 빅테크들의 시선이 D램, 그중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낸드플래시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가 간접적으로 낸드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주요 낸드 업체들이 이미 물량이 '솔드아웃'됐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새로운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낸드플래시 시장은 AI향 신규 수요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간 낸드는 수익성이 낮고 공급 과잉 위험이 잦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생산 기조가 유지돼 왔지만, AI를 기점으로 한 수요 변화가 업계의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작은 엔비디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AI는 컴퓨팅 스택(stack) 전체를 혁신하고 있으며 이제 스토리지(저장장치) 차례"라며 "전 세계 AI 작업 메모리를 저장할 스토리지는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낸드를 지목했다. 연산이 아무리 빨라져도 데이터가 머무를 공간이 없다면 AI는 확장될 수 없다는 판단이 담긴 것이다.
증권가도 같은 흐름을 읽고 있다. 씨티증권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SSD 용량이 기존 '블랙웰' 대비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AI 서버 한 대가 요구하는 저장 용량의 스케일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진투자증권은 CES 이후 보고서에서 "AI 컨텍스트의 거대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에 그치지 않고 낸드까지 추가적인 모멘텀을 창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구조적 진화가 있다. 학습과 추론을 병행하는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생성·소비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보관할 스토리지 수요가 필수적이다. 낸드플래시가 '보조 기억장치'라는 점에서 AI 인프라의 핵심 축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고성능 SSD는 데이터 접근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AI 서버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실제 수요 신호도 감지된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키오시아의 나이토 슌스케 B2C 담당 상무는 지난 20일 한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생산 물량이 사실상 계약된 상태라(솔드아웃) 추가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수요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다만 메모리 양강의 행보는 신중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분간 낸드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차세대 HBM 대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AI 수요의 방향성이 여전히 D램 중심에 놓여 있다는 판단과 함께, 낸드 시장 특유의 공급 과잉 리스크를 경계하는 기류가 읽힌다. 양사는 기술 고도화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채, AI 서버용 고부가 SSD 수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관심이 HBM 등 D램에 쏠렸었는데, 새롭게 낸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당장은 생산량을 늘리지 않겠지만, 낸드 산업에도 공급 쇼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본과 중국 낸드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며 한국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키오시아는 최근 일본 기타카미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낸드 등 메모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YMTC는 최근 제3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등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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