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돌파구는 해외 원전…건설사들 글로벌 시장 공략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원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해외 원전 사업이 주택 중심의 사업 구조를 보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47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660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달성한 연간 최대 실적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이 4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5년(461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수주가 해외건설 수주액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주목하고 나선 배경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여기에 탈원전 정책 기조로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된 점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해외 원전·SMR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건설사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이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 25조515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가 실적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대형 원전 4기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으며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 업무 계약도 확보했다.
미국 원전 사업이 착공과 설계·조달·시공(EPC) 전환 단계로 접어들면서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수십 년간 신규 원전 건설 경험이 거의 없어 해외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한 한국 건설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원전 건설 경험을 축적해 온 현대건설이 향후 미국 원전 프로젝트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우건설 역시 원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사업에서 시공 주관사로 참여해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등과 함께 두코바니 5·6호기 원전을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원자력 설계와 시공은 물론 유지·보수, 해체 등에 이르기까지 원전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건설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사 최초로 대만 용문 원전과 중국 진산 원전의 시공 기술 컨설팅을 수행하며 해외 원전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물산은 동유럽 원자력발전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폴란드 에너지 기업 신토스그린에너지와 유럽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도 해외 SMR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 메랄코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에 SMR을 도입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원전 정책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원전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정부가 최근 AI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사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신규 원전 건설을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공개 예정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대통령도 원전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원자력발전과 관련해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의 뜻은 어떠한지 열어놓고 판단하자는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 신규 건설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안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전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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