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상자산 시장구조法 밀렸다..."전통금융과 주도권 싸움"
스테이블코인 이자 및 디파이 규제 놓고 업계-은행권 대립 첨예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핵심 법안인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이하 클래리티 법안)'의 입법 절차가 연기됐다. 당초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했던 시장의 바람과 달리, 막판 독소조항 논란이 불거지며 혁신 산업과 전통 금융권 간의 세력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코인베이스 반대 의사 표명에 입법 절차 중단
21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예정됐던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클래리티 법안 조문심사(마크업)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번 심의 연기의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의 반대 입장 표명이다.
암스트롱 CEO는 법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SNS(X)를 통해 "나쁜 법을 만드느니 법이 없는 게 낫다(We'd rather have no bill than a bad bill)"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공화당 간사인 팀 스콧 상원 의원이 심의 연기를 발표하면서 법안 처리의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다만 암스트롱 CEO는 '백악관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백악관이 지지를 철회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현재 건설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돌발 행동으로 백악관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를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수익·디파이 규제가 핵심 쟁점
업계가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지점은 법안 '섹션 404(Section 404)'에 명시된 스테이블코인 수익 지급 금지 조항이다. 해당 조항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보유함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리워드)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거래 등 활동에 기반한 보상은 폭넓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25년 7월 통과된 'GENIUS 법'보다 규제 범위가 대폭 확장된 것이다. GENIUS 법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Issuer)'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이번 클래리티 법안(섹션 404)은 코인베이스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까지 규제망에 포함했다.
업계는 이를 전통 은행권의 로비 결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고이율을 바탕으로 은행의 예대마진 모델을 위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진입 장벽'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암스트롱 CEO는 "백악관으로부터 지역 은행(Regional Banks)과의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지 요청받았다"고 밝혀 현재 전통 금융권과의 막후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에 대한 규제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 법안은 디파이 플랫폼의 프론트엔드(사용자 접속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Sanction)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무허가성'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암스트롱 CEO는 해당 조항이 "개인의 재무 기록에 대해 정부가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프라이버시 침해 및 검열 문제를 제기했다.
"비제도권 자산의 제도권화 과정...법적 명확성 확보가 관건"
전문가들은 이번 입법 지연이 스테이블코인의 증권성 판단과 수익 모델을 둘러싼 복잡한 법리적 해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자 지급을 약속하게 되면 미국 증권법상 투자계약으로 분류돼 증권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이 되지 않기 위해 발행자의 이자 지급을 명시적으로 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USDC의 경우,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발행자인 서클(Circle)사가 직접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센터 컨소시엄에서 분리된 코인베이스에서 별도의 이자 지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김 센터장은 "이번 클래리티 법안은 그냥 놔두는 돈에 대한 이자 지급은 금지하지만, 활동 기반 보상에 대한 이자 지급은 허용하고 있다"며 "다만 코인베이스와 같은 발행자가 아닌 주체의 이자 지급까지 규제하려다 보니 업계와의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업계-상원-백악관 간 아직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적 명확성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도권 금융의 참여와 도입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곧 비제도권 자산의 제도권화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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