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의 달콤한 유혹, '진짜' 카다이프 디저트 소개합니다
[강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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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에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두바이쫀득쿠키를 선보이고 있다. |
| ⓒ 신세계백화점 제공 |
바삭한 카다이프, 고소한 피스타치오 그리고 초콜릿과 마시멜로의 조화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튀르키예 현지에서 매일 카다이프를 접하며 살아가는 필자의 눈에는 이 화려한 유행 이면에 숨은 우려들이 보입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두쫀쿠'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넣은 뒤 마시멜로를 녹여 코코아 가루를 묻힌 형태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이는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당분 폭탄'이 될 위험이 큽니다. '두쫀쿠' 1개의 열량은 평균적으로 400~600kcal로, 쌀밥 한 공기(300kcal)의 두 배에 달합니다. 더욱이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피스타치오 크림은 견과류 함량은 낮은 반면, 팜유(Palm oil) 등 식물성 유지와 색소 첨가물이 많아 과다 섭취 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천사의 머리카락', 카다이프의 문화권
유행에 휩쓸리기 전, 우리가 열광하는 이 '바삭한 식감'의 본체인 카다이프(Kadayıf)의 정체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카다이프는 이르면 압바스 왕조, 늦어도 오스만 제국 시대부터 존재해 온 유서 깊은 디저트 재료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아주 가는 실타래처럼 뽑아내 구운 것으로, 그 섬세한 모양 덕분에 유럽에서는 '천사의 머리카락'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 식재료는 튀르키예를 비롯해 그리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캅카스 지역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영향권이었던 레반트 지역(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과 이집트를 포함한 아랍권 전역에서도 카다이프는 빠질 수 없는 디저트 재료입니다.
이른바 '카다이프 문화권'을 지도상에 그려본다면, 튀르키예 가지안텝(Gaziantep)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이란, 남쪽으로는 이집트까지 이어지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골든 디저트 벨트'가 그 본고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시멜로 대신 '생치즈'를 넣은 튀르키예의 카다이프 디저트들
튀르키예 하면 흔히 '바클라바'(페이스트리 사이에 호두와 피스타치오 너트 등 견과를 채운 중동의 디저트)를 떠올리지만, 카다이프를 재료로 하는 '큐네페(Künefe)'와 '카다이프 롤'은 현지인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하는 디저트입니다.
한국의 '두쫀쿠'가 마시멜로로 쫀득함을 냈다면, 원조 격인 큐네페는 생치즈(Hatay Cheese)를 활용합니다. 카다이프 사이에 짠맛이 없는 생치즈를 듬뿍 넣고 구운 뒤, 피스타치오 가루를 뿌리고 설탕 시럽을 살짝 끼얹어 완성합니다.
이렇게 만들면, 치즈의 단백질이 혈당 상승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설탕 시럽의 양을 조절하거나 꿀 등으로 대체한다면, 인공 감미료 가득한 쿠키보다 훨씬 훌륭한 영양 간식이 될 수 있습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바삭한 카다이프 반죽과 쭉 늘어나는 치즈, 달콤한 시럽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과 식감을 자랑합니다.
필자가 현지에서 자주 구매하는 '카다이프 롤'은 카다이프 위에 피스타치오 가루를 통째로 넣고 돌돌 말아 구운 것입니다. 팜유 크림이 아닌 실제 견과류가 듬뿍 들어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와 카다이프 특유의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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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이프 롤. 카다이프 안에 피스타치오 너트를 넣어 말은 카다이프 롤. 위에 뿌린 같은 질감의 피스타오 너트가 안에도 듬뿍 들어 있다. |
| ⓒ 강숙경 |
카다이프는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한 식감과 가능성을 가진 재료입니다. 자극적인 마시멜로나 식물성 유지 크림 대신, 튀르키예의 큐네페처럼 신선한 치즈나 고함량 견과류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설탕 농도를 낮춘 한국형 '큐네페 식 디저트'가 도입된다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새로운 문화적 변주가 될 것입니다.
튀르키예 현지에서 보내는 이 제언이 한국의 디저트 문화가 한 단계 더 건강하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즐기는 두바이 쿠키, 오늘 만큼은 그 속에 담긴 카다이프의 원조 맛을 상상하며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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