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서 춤추는 사람들, 딸 찾아 나선 아버지가 본 것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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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시라트> 스틸컷 |
| ⓒ 찬란 |
북아프리카 어딘가의 메마른 사막에 사람 몸통보다 큰 스피커가 설치된다. 사막 한가운데 열린 클럽에 전자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전자음악과 춤을 즐기는 '레이브 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온 '레이버(Raver: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밤새 춤추고 자유롭게 즐기는 대규모 파티나 서브컬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들이 몸을 흔든다. 춤추는 이들과 전단을 나눠주는 인물을 교차하며 영화가 시작한다.
전단을 돌리는 이들은 부자 사이다. 이들은 다섯 달째 소식이 끊긴 딸아이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딸이 사막에서 열리는 레이브 파티를 떠돌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 루이스(세르지 로페즈)는 아들 에스테반(브루노 누녜스)과 머나먼 여정을 떠난 것이다. 이들은 레이버를 붙잡고 딸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모른다는 답만 듣는다. 다만 몇몇 레이버가 근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티에 그의 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시끄러웠던 레이브 클럽에 군인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레이버를 강제 해산시킨다. 라디오에서는 세상의 종말을 부를 전쟁이 시작됐다는 말이 흐른다. 파티 참가자들을 해산시킨 군인들은 이들을 호송한다. 이 가운데 다섯 명의 레이버가 군인들의 감시를 피하는데 성공, 대열에서 탈출한다. 이들의 목적지는 모리타니 국경 근처, 또 다른 파티가 열리는 곳이다. 루이스는 딸을 찾기 위해 작은 밴을 몰고 이들을 따라간다.
사막 여정에서 루이스 부자와 레이버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식량과 연료를 나눈다. 사막의 생활은 거칠고 녹록지 않다. 차량이 고장 나고, 물길을 지나가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연거푸 벌어진다. 급기야 갑작스러운 사고로 즐거웠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을 담던 영화가 이때부터 인간의 본질을 묻는 영화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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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시라트> 스틸컷 |
| ⓒ 찬란 |
제목처럼 영화는 천국과 죽음 사이를 오가는 이들의 여정을 보여준다. 사막을 옮겨 다니며 음악에 빠진 사람들은 각종 술과 약에 취해 밤낮없이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캠핑카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떠도는 이들에게는 정부, 사회, 미래가 중요하지 않다. 오직 레이브 공동체만 있을 뿐이다. <시라트>에서 음악은 곧 종교이며 사막속 클럽은 성전이고, 음악을 즐기는 레이버들은 신도다.
오프닝에서 무아지경으로 춤추는 사람의 춤과 후반부에 이르러 루이스 일행이 추는 춤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앞선 춤이 환희를 표현한다면 후반부의 춤은 죽음을 목격한 연약한 인간이 실존의 몸부림을 치는 것으로 보인다.
<시라트>를 사운드 특별관에서 관람하길 바란다. 필자는 광음 시네마에서 관람하며 진동의 세기와 사운드가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사막의 배경은 테크노 음악과 시너지를 이루며 모든 감각을 마비시킨다.
올리베르 라세 감독은 사막 속 레이브를 표현하기 위해 연기자가 아닌 실제 레이버들을 출연시켰다. 주연인 루이스와 에스테반을 제외한 출연자들은 연기 경력이 없다.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영화 속 비극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한편, <시라트>는 올리베르 라세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다. 그가 연출한 장편 4편은 모두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칸 영화제는 그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후계자, 느린 호흡의 살아있는 영화 형태를 추구하는 감독"이라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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