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 않은 4강 탈락… '한일전 패배'로 더 뼈저리게 느낀 이민성호의 '철학 부재'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이민성호의 여정이 4강에서 종료됐다. 그러나 탈락이라는 결과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 문제는 심각했다. 특히 한일전 패배는 이민성호가 안고 있던 철학 부재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20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일본에 0-1로 패배했다.
이민성호가 U23 아시안컵 도전을 4강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경기력 속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과정부터, 4강 한일전 패배에 이르기까지 이민성호의 조기 탈락 가능성은 대회 내내 존재했다. 탈락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색깔을 찾기 어려웠고 설득력 또한 부족했던 '철학 없는 축구'였다.
대회 시작부터 이민성호는 명확한 플랜 A를 갖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민성호는 지난해 11월 U23 아시안컵을 대비해 중국에서 열린 판다컵 U22 4개국 친선대회에 출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민성호는 스리백 전형을 사용했다. 그러나 스리백 체제에서 후방 빌드업 약점을 노출하며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던 중국을 상대로 0-2 패배를 당하며 우려를 키웠다.
판다컵 이후 이민성호는 후방 빌드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포메이션을 포백으로 뒤늦게 수정했다. 이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스리백을 준비해온 U23 대표팀이었지만, 결국 약 9개월간 갈고 닦은 전술 구상이 대회 직전 무의미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포백 체제에서도 경기 운영은 쉽지 않았다. 중원에서 원활한 볼 배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상대 역습에 쉽게 노출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공격보다 수비 상황에 더 많은 위기를 맞이하자, 수비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한 흐름이 이어졌다. 대회 내내 지적받았던 경합과 시도에서의 과감성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어려운 구조였다. 결국 조별리그에서는 1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다른 팀들의 결과에 힘입어 가까스로 8강 진출했다.
풀백 강민준과 배현서를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변칙적인 선택으로 8강 호주전을 통과한 이민성호는 내용과 별개로 결과를 챙기는 흐름으로 나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일본전에서 이민성호의 철학 부재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호주전과 동일한 명단과 형태를 들고 나온 이민성호는 전후반 극명하게 다른 경기 운영으로 명확한 전술 콘셉트가 정립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전반전 이민성호는 4-5-1 형태로 촘촘한 미들 블록을 형성했다.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고 다수의 공격 숫자를 전방에 배치해 중앙 위주 공격을 전개하는 일본을 의식한 수비 설정이었다. 하지만 맞춤 수비와는 별개로 지나치게 소극적인 운영이 문제로 작용했다. 전반전 이민성호의 움직임은 좀처럼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일본은 후방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패스를 전개했고, 중앙을 고집하지 않는 다이렉트한 전개로 한국의 수비 방식을 공략했다. 미들 블록을 넘기는 측면 전환 패스를 통해 세트피스를 얻어냈고,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실점을 허용한 이민성호는 후반전 들어 기존 형태를 버리고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는 구조화된 압박이라기보다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비롯된 조급함에 가까웠다. 압박 과정에서 공수 간격은 자연스럽게 벌어졌고 일본은 전반보다 한층 수월하게 중앙을 거쳐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과감한 압박을 통해 이민성호는 간간이 일본의 패스 미스를 유도하긴 했다. 하지만 공을 탈취한 이후 구조화된 공격 패턴이 부족하다 보니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되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일본의 뒷공간을 향해 단순하게 롱패스를 투입하는 전개도 늘어났다. 슈팅 시도 자체는 증가했지만 득점이라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바뀐 주 전형, 대회 중에도 시시각각 달라진 전술, 경기 중에도 손바닥 뒤집듯 변화한 운영 방식. 철학 부재를 의심케 하는 장면들은 이번 대회 내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약 9개월간의 준비가 원점으로 돌아간 이민성호는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다시 어떤 축구를 구상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명확한 축구 철학이 부재한 팀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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