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반드시 출석하라"…지귀연의 경고, 내란재판 수싸움

“강조하지만 피고인들은 반드시 그날 출석을 해주셔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14일 새벽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선고기일을 고지하며 한 말이다. 선고기일은 2월 19일 오후 3시다. 지 부장판사는 그동안 법정에서 피고인들의 ‘재판 필리버스터’를 용인한다는 비판까지 받을 정도로 변론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식으로 공판을 운영했다. 때로는 변호인단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 부장판사가 경고에 가깝게 들릴 만큼 출석을 강조한 배경은 무엇일까.
재판부 교체 코 앞에 둔 선고기일

재판부가 고려할 부분은 불구속 피고인들이 법정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모두 8명인데, 이중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제외하고 5명은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불구속 피고인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개정하지 못한다. 실형을 예상한 피고인이 선고를 앞두고 잠적해 선고가 연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이유다.
이 때는 법정에 나온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먼저 선고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바로 다음날인 2월 20일로 선고 기일을 새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피고인들 일부가 불출석할 경우 일부에 대해서만도 선고가 가능하다. 판결문도 나눠서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불구속 피고인의 불출석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재판부가 만약을 대비해 피고인별로 판결문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불출석시 형사소송법 277조의2로 대응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재구속된 후 약 4개월간 두문불출하며 재판이 한 때 파행 운영되기도 했다.
이럴 땐 재판부가 형사소송법 277조의2를 카드로 꺼내들면 된다. 이 조항은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을 발동해 재판부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 1심 선고를 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2018년 4월 6일과 2018년 10월 5일 1심 선고 때 건강상 이유를 대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277조의2에 따라 피고인 출석 없이 그대로 선고 공판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출석 시에도 재판부는 앞서 전직 대통령들과 비슷한 전례를 따르면 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피고인이 구속돼 있으므로 불출석하더라도 형사소송법 277조의2 규정에 따라서 19일에 선고가 가능할 걸로 보인다. 다만 인치가 어렵다는 교도관의 확인서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지 부장판사가 잡은 선고기일 2월 19일에 대해서 법조계에선 “피고인 불출석 등 돌발상황에 대비할 최소한의 여유를 남겨두면서도 판결문 작성 시간을 확보한 날”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김 전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노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는 징역 10~20년을 구형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과 별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6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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