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 트럼프 상호관세 판결 또 연기…20일에도 선고 안 해

배재성 2026. 1. 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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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 행사에서 일방적으로 적용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상호관세’ 정책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20일(현지시간)에도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통상 시장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의료 소송 등 3건의 일반 사건에 대해서만 판결을 선고했을 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에 대한 판단은 포함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향후 판결 일정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일과 14일에도 주요 판결을 예고하면서 상호관세 사건 선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두 차례 모두 관세와 무관한 판결만 나왔다. 미 대법원은 통상 어떤 사건이 어느 날 선고될지는 사전에 밝히지 않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IEEPA를 근거로 각국에 국가별 관세를 부과한 조치의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다. 미국 내 12개 주 정부와 중소기업들이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보수 우위 구도의 연방대법원에서도 지난해 11월 열린 변론에서 “IEEPA가 대통령에게 이처럼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했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질문이 잇따르며 정부에 불리한 기류가 감지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출범 이후 최대 법적 패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패소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하더라도 거의 즉시 대체 관세 도입에 착수할 것”이라며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를 재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은 대통령의 비상권한 행사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가늠하는 분기점이자, 세계 무역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대 사안으로 평가된다. 판결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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