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전명 '필라테스'…신천지 ‘국민의힘 입당 매뉴얼' 있었다

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신천지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필라테스 작전’이란 이름으로 집단 입당이 이뤄진 정황이 나타났다.
2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필라테스 작전’을 실행하는 신천지 각 지파 간부에겐 ▶평신도의 입당은 구두로 지시하고 ▶입당 명단 보고서 등은 폐기하도록 지시가 내려왔다. 정당법 위반 혐의를 피하기 위해 일종의 매뉴얼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움직인 모양새다.
복수의 신천지 전직 간부는 국민의힘 집단 입당을 지시하고 실무를 관장한 ‘총괄 지휘자’로 신천지 전 총회 총무였던 고모씨를 지목했다. 고씨가 각 지역의 핵심 간부인 지파장에게 집단 입당을 지시하면, 지파장이 청년회장 등을 통해 목표 입당 당원 수 등을 구체적으로 하달하는 방식이다. 이후 청년회장은 말단조직을 움직이는 청년부장과 구역장 등에게 지시를 전달해 평신도를 동원하고 입당을 종용했다. 당시 신천지 지휘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핍박받는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선 정치적 힘을 빌려야 한다”는 논리로 평신도의 당원 가입을 설득했다고 한다.
신천지는 집단 입당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문서가 아닌 구두로 지시를 하달하되, 각 지역 청년부장 등에겐 집단 입당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청년부장 등 지역 내 간부들은 모임방에서 PPT 자료로 입당 방식을 배웠고, 이후 일반 신도들에게 구두로 입당을 지시했다. 한 신천지 전직 청년부장은 “PPT 내용 설명을 들은 후 어떻게 (국민의힘에) 가입시켜야 하는지 외우도록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20대 대선 때 가장 활발히 입당 알려져

신천지가 가장 활발히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는 20대 대선이 열린 2022년이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선 후보 경선을 벌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만희 교주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10만명 당원 가입 의혹’을 주장해왔다. 이만희 교주의 전 경호원인 이모씨에 따르면 신천지는 20대 대선 이후 2023년 5월부터 2023년 연말까지도 집단 당원 가입을 진행했다. 이씨는 “12개 지파에 공통적으로 당원 모집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합수본, 신천지 간부 줄소환

합수본은 20일 신천지 청년회장을 지낸 차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차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위원장 직능단장을 맡고, 2010년엔 한나라당에서 비상근 부대변인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전날엔 신천지 전직 지파장 최모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최씨는 신천지 내부에서 100억원대 횡령 의혹을 제기한 후 신천지에서 제명된 인물이다. 최씨는 합수본 조사에서 “각 지역별 당원 가입 할당량이 있었다. (당원 가입한 수가) 전국적으로 10만명까지는 아니더라도 5만명 이상은 될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씨는 수사팀에 신천지 전 2인자로 알려진 고씨의 녹취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신천지 전직 간부들에 이어 오는 21일엔 이씨를 소환해 집단 입당 규모와 경위 등을 재구성할 방침이다. 오는 22일엔 전직 신천지 청년회장인 유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다.
조수빈·정진호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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