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악몽 왜?…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美 시장 찬바람 [스페셜리포트]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6. 1. 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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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악몽 왜?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美 시장 찬바람

국내 배터리 업계 악몽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K배터리 주력 무대인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될 조짐을 보이자 배터리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22~2023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50%씩 급성장했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냉각돼 1~11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13만5552대로 전년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쳤다(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자료). 연말로 갈수록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1~9월에는 매달 평균 전기차가 11만대씩 팔렸는데, 10월과 11월은 2개월 연속 판매량이 7만대를 밑돌았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영향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를 살 때 지원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보조금을 폐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 구입 부담이 커지며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신영증권은 “2026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보다 1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여파로 미국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는 2025년 4분기 판매량이 42만2850대로 전년 대비 약 15% 감소했을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를 공개했다. 2025년 2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어 시장 우려가 컸는데, 이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6년 전체 판매량은 164만752대로 전년 대비 8.3% 줄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분위기도 좋지 않다.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지난해 말 철회했다. 대신 자동차 제조사들이 2035년 이후에도 2021년 대비 90% 수준으로 배출가스를 감축하도록 했다.

완성차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려면 사실상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을 전면 수정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포드는 간판 차종인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T3’와 전기 상용밴 개발도 취소했다. 대신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재편하기로 했다. 혼다는 2027년부터 선보이기로 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중단하고 2031년까지 전기차, 소프트웨어(SW) 개발에 투입할 자금을 10조엔에서 7조엔으로 30% 줄였다. 현대차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당분간 배터리 업계 실적 회복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와 소재 업체들은 공급 단가 인하 압력으로 경영난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귀띔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3호 (2026.01.14~01.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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