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법제화"…HIA, '깜깜이' 심의 없애는 행정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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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문화유산 주변 개발 심의는 '깜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말 HIA 대상 사업과 사전검토 절차, 평가서 작성 기준 등을 담은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의 재입법을 예고했다.
그는 "모든 개발 사업을 무차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해당 개발이 유산에 미칠 영향을 먼저 판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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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법 적용해 구속력 갖춘 첫 사례
김충호 교수 "정성적 판단 말고 '데이터'로"

그동안 문화유산 주변 개발 심의는 '깜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명확한 수치적 기준보다 심의 위원들의 정성적 판단에 수천억 원짜리 사업의 운명이 좌우됐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이 19일 발표한 세계유산영향평가(HIA) 로드맵의 핵심은 이러한 '관치(官治)'를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다. 허민 청장은 "HIA를 국내법에 적용해 법제화한 사례는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일 것"이라며 제도의 선진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초 법제화"…권고 넘어 필수로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말 HIA 대상 사업과 사전검토 절차, 평가서 작성 기준 등을 담은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의 재입법을 예고했다. 2011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가 지침을 발표한 이래 여러 나라가 이를 도입했지만, 한국처럼 시행령을 고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허 청장은 "국제 기준에 맞춰 불필요한 절차와 과정을 최소화하겠다"면서 "특히 종묘와 같이 중대한 사안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등 국제기구와 직접 협력해 평가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실히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국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전검토로 거르고 '데이터'로 입증한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충호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HIA가 정착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 '4단계 프로세스(사전검토-범위설정-HIA-검토)'의 엄격한 적용을 강조했다. 첫 단추는 사전검토다. 그는 "모든 개발 사업을 무차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해당 개발이 유산에 미칠 영향을 먼저 판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전검토 단계에서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되면 절차를 즉시 종료시키는 '거름망' 역할을 수행해, 사업자의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아껴줘야 한다는 논리다.
사전검토를 통과해 본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면 '범위설정' 단계로 진입한다. 김 교수는 "유산의 모든 것을 보는 게 아니라,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중 어떤 요소가 쟁점인지 범위를 좁히는 과정"이라며 "불필요한 조사를 줄이고 핵심 쟁점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지는 HIA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정량적 데이터와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긍정·부정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저감 방안'을 도출한다. 국내에서는 2019년 공주 제2금강교 건립을 시작으로 해남 대흥사 호국대전, 공주 마곡사 금어원 등의 건립 과정에서 이 절차가 시범적으로 수행된 바 있다.
과제는 남아 있다. 통상 용역 비용을 개발 사업자가 대다 보니, 사업자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올 우려가 있다. 소위 '셀프 평가' 논란이다. 이에 강동진 경성대 교수는 "평가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평가 수행 주체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결과를 검증할 독립적인 전문가 그룹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국가유산청은 이와 관련해 조정 회의를 거치고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제도를 다듬어갈 방침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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