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토허지역 3분의 2, 집값 상승률 서울도 제쳐…업계 “10·15규제의 역설”

김준영 2026. 1. 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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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부동산 대책 후 경기도 규제지역 12곳 가운데 8곳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비규제지역은 물론 서울 지역 평균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로 묶는 고강도 조치가 오히려 규제지역의 가치를 공인하는, 이른바 ‘규제의 역설’이 대책의 효과를 희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10·15 대책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올 1월 둘째 주까지 10주간 경기 지역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0.93%로 집계됐다. 고강도 규제로 경기도 12곳의 거래가 제한됐지만, 이전 10주간 상승률(0.66%)보다 오히려 오름세가 커졌다.

이를 이끈 건 역설적이게도 규제지역들이었다. 규제 대상인 경기도 12곳 중 ▶용인시 수지구(4.25%) ▶성남시 분당구(4.16%) ▶과천시(3.44%) ▶광명시(3.29%) ▶안양시 동안구(2.76%) ▶하남시(2.76%) ▶의왕시(2.39%) ▶수원시 영통구(1.95%) 등 11곳이 경기도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평균 아래인 곳은 수원시 장안구(0.48%)뿐이다.

김지윤 기자

서울과 비교해도 경기도 규제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뚜렷하다. 12곳의 상승률을 동일 가중으로 단순 계산한 평균값은 2.51%로, 서울 상승률(1.92%)보다 높다. 개별적으로 따져봐도 경기 지역 12곳 중 8곳(66.7%)이 서울보다 큰 폭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규제 전만 해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압도적이었다면, 10·15 대책 이후 경기 규제지역이 크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용인시 수지구(4.25%)와 성남시 분당구(4.16%)의 상승률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인 송파구(3.63%)보다도 높았다.


수지, 분당은 송파도 추월…강남 가까워 실수요 몰려


수지구의 경우, 지난달 셋째 주(0.43%)부터 올 1월 둘째 주(0.45%)까지 5주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경기 지역까지 ‘강남급 규제’를 가하며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 의도와 역행하는 흐름이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자, 정부는 경기 지역까지 대출 한도 축소 및 갭투자를 차단하는 10·15 대책을 냈지만, 이후 풍선 효과가 외려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주택담보대출 최대치(6억원)를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경기도에 비교적 많은 점과 ‘똘똘한 한 채’ 추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대출 규제로 돈줄 막고 토허제로 다주택자를 막으니, 실수요자 입장의 똘똘한 한 채가 바로 경기도”라고 했다.

경기도에서도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성남시 분당구 삼성한신(지난달 17일, 22억원) 등 ‘국평 15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일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역세권 등 선호 단지에서도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만 집을 사는 시대로 변하면서, 주거 환경 중요도가 매매가격 비중에서 커지는 추세”라며 “행정 권역이 아닌 생활 권역으로 살 집을 따져보면 강남과 가까운 경기도에 직주근접형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10·15 대책 목표는 집값 안정과 풍선효과 차단이었겠지만,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며 “시장의 불안 심리와 적응 속도까지 고려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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